표결전 사퇴보단 돌파 택할 듯
마은혁 임시재판관 여부 ‘정국의 핵’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4월 1일까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요구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내부에서는 ‘여야 합의가 있기 전에는 재판관 임명을 보류한다’는 기존 원칙 재확인 성격의 침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총리실 관계자는 31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권한대행께서 재판관 임명과 관련해 일체의 말씀이 없으시다”며 “총리실에서도 별도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24일 업무 복귀 이후 마 재판관 임명 관련 언급을 단 한 차례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26일 긴급 대국민 담화에 밝힌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총리실 관계자는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기에, 재판관 임명과 관련한 한 권한대행의 입장도 그대로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탄핵소추안 표결 전 자진 사퇴’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정부 내부에서는 “극히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라는 반응이 나온다. 국헌문란 성격의 사상 초유의 재탄핵 시도에 자진 사퇴로 받을 게 아니라, 당당히 맞서는 그림이 필요하다는 게 여권의 중론이다. 한 권한대행은 1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상법 개정안 재의요구안을 상정하고 심의·의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권한대행은 이에 앞서 국무위원 간담회를 열고 상법 개정안, 마 재판관 임명 여부 등 국정 현안에 대한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할 방침이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 권한대행을 상대로 ‘마 후보자 미임명은 위헌’이라며 또다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재판관 임시 지위를 부여해달라는 가처분까지 신청해 헌재 처분 결과가 정국의 핵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미 헌재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마 후보자 미임명 관련 권한쟁의심판을 선고하면서, 마 후보자 지위 확인 청구에 대해 “헌재법상 결정 근거가 없다”며 부적법 각하한 사례가 있어 같은 결론이 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손기은·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