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흥국생명 선수단이 31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득점 후 단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OVO 제공

흥국생명이 체력과 서브의 우위를 앞세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향해 첫 발을 뗐다.

흥국생명은 3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3-0(25-21, 25-22, 25-19)으로 승리했다. 5821명의 이번 시즌 여섯 번째 만원 관중의 앞에서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2018∼2019시즌 이후 첫 통합우승에 2승만을 남겼다.

흥국생명은 팀의 중심을 잡는 김연경이 가장 많은 16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외국인 선수 투트쿠(14점), 차세대 에이스 정윤주(13점)도 27점을 합작하며 균형을 맞췄다. 특히 두 팀의 승패를 가른 결정적 요소는 서브였다. 흥국생명은 서브 득점에서 8-3으로 크게 앞서며 정관장의 약점인 서브 리시브를 효과적으로 공략한 승리를 가져왔다. 정관장은 부키리치가 18점, 메가가 13점했으나 리시브가 흔들려 효율적인 배구를 하지 못했다.

V리그 여자부는 앞선 18번의 챔피언결정전 가운데 1차전 승리 팀이 최종 우승한 사례는 10번이다. 남녀부를 모두 통틀어 포스트시즌의 모든 역대 승부 가운데 실현 가능성은 가장 적다. 하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높은 가능성을 가진 만큼 두 팀은 1차전 승리에 강한 의지를 선보였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기다리다 지쳤다. 어서 빨리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고,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지난 이틀 동안 어떻게 흥국생명을 괴롭힐 것인지만 생각했다"고 강한 승리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두 팀의 정규시즌 6차례 맞대결 전적은 흥국생명이 4승 2패로 앞섰다. 하지만 6경기 중 절반이 풀 세트 경기를 치렀던 만큼 어느 팀의 승리도 이상할 것 없는 챔피언결정전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투트쿠, 정윤주의 삼각편대가, 정관장은 메가와 부키리치의 쌍포가 첫 세트부터 불을 뿜었다.

이미지 크게보기 환호하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 KOVO 제공

지난 20일 GS칼텍스전 이후 11일 만에 경기에 나선 흥국생명은 투트쿠와 정윤주가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하는 대신 김연경에게 확실한 한 방을 맡기는 방식으로 경기를 풀었다. 실제로 약 60%의 공격을 투트쿠와 정윤주가 책임진 가운데 김연경은 60%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보조를 맞췄다. 이에 맞선 정관장은 부키리치와 메가로 맞섰다. 둘은 정관장 공격의 70% 이상을 때렸다. 1세트는 흥국생명이 근소한 우위를 막판까지 이어간 가운데 22-20에서 메가의 네트터치 범실과 이고은의 서브 득점이 승부를 가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세트는 정관장이 힘을 냈다. 17-13까지 앞서며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정윤주와 최은지의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21-19로 역전에 성공했다. 정관장의 주전 리베로 노란의 공백을 최효서와 아웃사이드 히터가 본래 포지션인 박혜민이 나눠 책임졌으나 둘의 강력한 서브를 당해내지 못했다. 첫 세트에 힘을 아꼈던 김연경은 2세트에 투트쿠와 같은 6점을 가져오며 주도권을 상대에게 내주지 않았다.

3세트도 흥국생명이 근소하게 앞선 가운데 막판까지 힘의 균형이 계속됐다. 그러나 15-13에서 김연경이 퀵오픈에 이어 서브 득점까지 상대 코트에 꽂으며 사실상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기세가 꺾인 정관장은 오히려 벌어진 점수 차를 만회하지 못하고 챔피언결정전을 패배로 시작했다.

인천=오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