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서도 없이 증인출석 또 안해
법원, 300만원 이어 두번째 부과

검찰, ‘李 선거법 2심 무죄’ 상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민간개발업자 김만배 씨 등이 연루된 대장동 개발 특혜비리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3차례 불출석해 과태료 500만 원을 부과받았다. 검찰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26시간 만에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속전속결 대응’에 나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 조형우)는 28일 오전 열린 김 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뇌물·배임 혐의 공판에 불출석한 이 대표에게 과태료 500만 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앞서 재판부는 검찰 요청에 따라 이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 기일 6회를 예정했다. 하지만 21일에 이어 24일 재판에도 이 대표가 불출석하자 재판부는 재판을 6분 만에 종료하고 과태료 300만 원을 부과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날 “소환장이 송달됐는데 추가로 들어온 불출석 사유서가 없다. 다음 기일인 31일까지 한 번 더 증인 출석을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 역시 이 대표 불출석 때문에 개정 10분 만에 끝났다. 재판부는 이 대표 출석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재판에 불출석하면 법원이 500만 원 이하 과태료 처분을 하고, 이후에도 계속 불출석하면 강제구인도 할 수 있다.

이날 법원 출석 대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10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참석 일정을 잡은 이 대표 측은 지난 14일 이미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가 대장동 민간개발업자 재판 증언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관련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당시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알게 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해 김 씨 등 민간업자들이 부당이득을 볼 수 있게 한 배임 혐의로 같은 법원 형사33부(부장 이진관)에서 별도 재판을 받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 재판에 증인 출석해 이 대표가 대장동 비리에 깊숙하게 개입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전날 오후 5시 19분 이 대표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 최은정·이예슬·정재오)에 법리 오해·채증법칙 위반 등을 이유로 상고장을 제출한 뒤 대법원에 제출할 상고이유서를 준비 중이다. 상고이유서는 상고인이 대법원으로부터 소송기록 접수 통지를 받은 지 20일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검찰의 상고장 제출은 선고가 나온 지 약 26시간만에 이뤄진 이례적으로 신속한 대응이다. 검찰은 “항소심 판결의 위법성이 중대하고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워 신속하게 상고했다”는 입장이다. 향후 대법원 심리에서는 이 대표가 “백현동 용도 변경은 국토교통부 협박에 따라 이뤄졌다”고 한 발언이 주관적 표현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강한·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