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내달 3일부터 모든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현행 2.5%보다 10배나 높은 관세로, 철강에 이어 두 번째 폭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방국이 적국보다 훨씬 우리를 나쁘게 대우했다”며 이번 조치로 연간 1000억 달러(약 147조 원)의 관세 수입을 예상했다. 그는 상호관세 부과 예정인 다음 달 2일을 ‘해방의 날’로 표현하며 “2년 내 관세로 1조 달러를 벌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자동차는 지난해 대미 수출 1위 품목(347억 달러)이며 그 비중이 49.1%를 차지한 만큼 우리 기업들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생산 물량의 대부분을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GM은 철수 가능성까지 나돈다. 확실한 해법은 현지 생산 확대다. 현대·기아차는 조지아 공장과 앨라배마 공장에 이어 연산 30만 대 규모의 메타플랜트 공장 가동에 들어갔고, 머지않아 일본 토요타의 현지 생산량(127만대)을 웃도는 130만 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문제는 제네시스 등 고급 차량을 중심으로 국내 생산량의 30%를 미국에 수출한다는 점이다. 고품질 신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미 현지 공장의 설비 보완 투자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지난해 멕시코 현지 생산은 미국 GM(278억 달러), 네덜란드 스텔란티스(219억 달러), 미 포드(157억 달러), 일본 토요타(151억 달러), 닛산(124억 달러), 독일 폭스바겐(121억 달러), 기아(107억 달러) 순이다. 한국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백악관이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에 따라 차 부품은 무관세가 적용된다”고 한 것은 주목된다. 멕시코가 세계 4대 차 부품 생산국으로 지난해 172억 달러어치를 미국에 공급한 만큼 미국 차 가격 폭등을 우려한 조치다. 정부도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지렛대로 활용해 부품에 대한 무관세 혜택을 받아내는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