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김정은, 핵보유국 지위 추구” 25일 털시 개버드(왼쪽)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개버드 국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암묵적인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언제든 핵실험 할 준비 완료”

“美 본토 타깃 재래식 역량 추구
협상 지렛대로 ICBM 계속 실험”

연례보고서 “우크라전 지속 땐
핵무기 사용 가능성 커질 수도”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으며, 언제든 추가 핵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고 비핵화 대신 핵 동결·군축을 목표로 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털시 개버드 DNI 국장은 25일(현지시간)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북한은 미래 협상에서의 지렛대로 자신들의 향상된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비행 실험을 계속할 것”이라며 “북한은 언제든(on short notice) 추가 핵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목표는 핵보유국 인정에 있다고도 분석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미국의 군대와 동맹국, 미국의 본토를 타깃으로 삼을 수 있는 더 강력한 전략·재래식 역량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의 영향력과 위상을 강화하고 정권을 방어하며 적어도 암묵적으로(tacit)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DNI는 별도로 배포한 ‘2025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도 “김 위원장은 전략적 무기 프로그램을 체제 안보 보장 수단이자 국가의 자존심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그는 협상으로 이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김 위원장은 한·미 군사계획, 한·미·일 3국 간 협력에 맞서 미사일 발사를 명령하고 핵 보복을 위협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북한의 억제 노력이 작동하지 않거나 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판단할 경우 더 치명적인 비대칭적 활동을 확대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보고서는 “러·우 전쟁이 계속되는 것은 의도하지 않은 대규모 전쟁으로의 비화, 핵무기 사용 가능성, 중·동·북부 유럽을 중심으로 높아지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의 불안정, 더 대담해진 중국과 북한 등 미국의 전략적 리스크를 영속화한다”고 적시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