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탄파 맞불집회 예고에 충돌 우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법원의 ‘불허’ 결정에도 불구하고 25일 오후 트랙터를 이끌고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행진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서울 도심 교통 혼잡은 물론 보수 단체와의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보수단체들은 트랙터가 집결할 남태령 인근에 5000명 규모의 ‘맞불 집회’를 신고한 상태다. 경찰은 트랙터의 서울 진입을 제지하겠다는 방침이라, 3개월 전 ‘남태령 사태’가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농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원 결정에 즉시항고했고, 집회와 행진도 예정된 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최수진)는 서울경찰청의 집회 금지 통고에 맞서 전농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지만, 트랙터의 서울 진입은 금지하고 1t 트럭 20대의 진입만 허용했다. 하지만 전농 측은 20대 이상의 트랙터와 50대 이상의 트럭을 동원, 서초구 남태령에서 광화문 방면으로 행진 시위를 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들은 오후 2시 남태령에 집결해 결의대회를 한 뒤 광화문으로 이동, 탄핵 찬성 집회에 참가하고 오후 11시쯤 해산한다는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예정된 규모보다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가로세로연구소와 벨라도 등 보수 유튜버들은 이에 맞서 이날 오후 남태령 인근에서 각각 2000명과 3000명 규모의 탄핵 반대 집회를 신고했다. 이들은 남태령고개에서 방배경찰서 방면으로 행진할 계획이다.

경찰은 법원 결정 내용대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전농 측이 반발할 경우 3개월 전처럼 장시간 대치가 벌어질 전망이다. 전농은 지난해 12월 21일에도 트랙터 30여 대를 이끌고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상경 집회를 벌였는데, 남태령에서 경찰과 28시간 대치한 끝에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까지 행진한 뒤 철수했다. 전농은 이에 대해 농민과 시민의 연대로 경찰의 저지를 돌파한 ‘남태령 대첩’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도부와 참가자 일부는 형사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