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 “즉각 철회하라” 반발

정부가 “미국 측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던 미국산 ‘번식 가능한 유전자변형농산물’(Living Modified Organism·LMO) 감자에 대해 지난 2월 ‘수입 적합’ 판정을 내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비관세 장벽 철폐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구에 대비,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사전정지 작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정부에 따르면 농촌진흥청은 지난달 21일 미국의 감자 생산업체인 ‘심플로트’가 개발한 ‘SPS-Y9’ 품종의 환경 위해성 감사에서 ‘적합’ 판정을 내렸다. 심플로트가 2018년 수입 허가를 요청한 지 7년 만으로, 이번 조치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지난달 26∼28일 방미 직전에 이뤄졌다. 안 장관은 방미 기간에 미국 측으로부터 “LMO 감자가 미국 맥도날드에는 들어가는데, 한국은 왜 수입하지 않고 있느냐”며 수입 제한 해제를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문화일보 3월 12일 자 1·3면 참조)

이에 대해 정부는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이미 LMO 감자에 대한 ‘수입 적합’ 판정을 내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향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체 안전성 평가만 끝나면 LMO 감자는 국내에 수입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농민단체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승인 절차를 즉각 철회하라”고 밝히는 등 농업단체 반발과 위해성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