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열린 천안 스타트업 네트워킹 행사에서 박상돈(가운데) 시장과 기업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안시청 제공

■ 박상돈 시장, 6년의 혁신 성과

894억 투자유치·693명 고용
지원기업 우주청 공모 선정도

천안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제조업 도시’로만 알려졌던 충남 천안시가 스타트업 벤처 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제2의 판교’로 발돋움하고 있다. 6년 동안 쉼 없이 미래를 내다보고 대한민국 1호 복합형 스타트업 파크 등을 유치·조성한 단체장의 리더십이 통했다는 평가다.

19일 찾아간 천안시 와촌동 천안역 서편 그린스타트업타운. 93개 기업이 단 1개의 공실 없이 5층짜리 건물을 가득 채우고 있다. 지난 2020년 보궐선거로 취임한 박상돈 시장이 취임 첫해 쇠락해가던 천안역 일대 원도심을 ‘그린·디지털 뉴딜’로 재생시켜 보자며 중소벤처기업부 복합형 스타트업 파크 유치 도전에 나서 만든 혁신 현장이다.

천안시는 2022년 문을 연 그린스타트업타운에 입주한 창업기업을 중심으로 3년 만에 293개 스타트업을 발굴·지원해 894억 원의 투자유치와 693명의 고용창출 성과를 이끌어 냈다. 이곳에 본사를 둔 ‘인세라솔루션’은 천안시가 유망 스타트업으로 선정한 14개 ‘씨스타(C-STAR) 기업’ 중 하나다. 최근 우주항공청 공모에 선정돼 자체 개발한 고속·정밀 조정 거울을 내년 누리호 관련 위성에 탑재시킨다. C-STAR의 C는 천안, STAR는 스타트업을 뜻한다.

500개 스타트업 발굴과 10년 이내 2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육성을 목표로 한 천안시의 야심 찬 스타트업 지원 정책이 성과를 내고 있다. 2020년까지 1개뿐이었던 지역 기반 민간 벤처캐피털이 현재 8개로 급증한 점은 천안이 스타트업 허브 도시로 도약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8개사가 3000억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운용 중으로, 이 가운데 4개가 천안에 본사를 두고 있다. 정부 지원 등 천안시의 강력한 유인책이 먹혀든 덕이다.

담보력이 부족해 사업화 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스타트업을 위한 천안시의 행정·재정적 지원도 성과를 낳고 있다. 비수도권 최초로 기술보증기금과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맺어 저금리 대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보증기금은 대출을 신청하는 천안시 기술창업기업에 우대보증을 하며, 기업에는 보증 비율 상향·보증료 감면 등의 혜택을 준다.

박 시장은 청년기업인들과 단톡방을 만들어 직접 소통을 즐긴다. 14개 C-STAR 기업인 등과 만든 단톡방 ‘미래유니콘’에는 하루에도 수십 개씩 기업 애로 사항과 소식 등을 공유하는 메시지가 뜨고, 시장이 직접 일일이 답글을 달며 의견을 수렴한다. 박 시장은 1994년 관선 대천시장 시절 지금의 보령머드축제와 머드산업을 태동시킨 주역으로 지방행정 분야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이에 천안을 지방의 판교밸리로 만들겠다는 그의 새로운 도전이 ‘제2의 머드 신화’로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천안시 관계자는 “쇠락하던 천안역 원도심이 청년 스타트업의 요람이 됐다”며 “미래를 보는 통찰, 발로 뛰는 열정과 노력 등 단체장의 리더십이 도시를 바꾸고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