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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훈 논설위원

지난 15일 국회에서 ‘국민주권전국회의’란 단체의 창립대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들과 진보 시민단체 등 1000명 넘게 참석했다고 한다. ‘내란 종식, 국민주권시대’를 내걸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기본사회’에 공감하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민주당 혁신위원장에 지명됐다가 ‘천안함 폭침 조작’ 발언이 알려져 취소된 바 있는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등이 상임의장을 맡았다. 정성호 의원, 김병욱 전 의원 등 이 대표 측근들이 행사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본부 창립도 진행 중이다. 민주당은 “당의 외연 확대 차원”이라고 했는데, 사실상 전국적 외곽조직이다.

이 대표를 떠받치는 강성 친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도 전국적 규모 확대가 활발해졌다. 광역 시·도나 대도시뿐만 아니라, 읍·면·동 단위까지 조직이 꾸려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기 대선에 대비한 조직 확대가 최우선 목표인데, 내년 6·3 지방선거도 큰 유인이 되고 있단다. 출마를 노리는 지역 인사들이 조직 확장에 총대를 메는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2000명 정도로 공식 출범한 조직이 이제는 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한다.

이 대표의 국가 지도자 이미지 구축 행보도 계속되고 있다. 오는 22일 세계적 석학인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교수와 인공지능(AI)을 주제로 유튜브 영상 대담을 할 예정이다. 20일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처음으로 회동한다. 국민의힘은 물론 여권의 잠룡들이 탄핵심판 선고에 얽매여 주춤하는 사이, 이 대표는 ‘나 홀로’ 대권 행보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럴수록 ‘오락가락 실용주의’의 시험대가 늘어간다.

이 대표는 “AI의 엄청난 생산성을 모든 국민이 나눌 수 있다” “엔비디아 하나를 만들면 세금을 걷지 않아도 된다”고 장밋빛 구상을 밝힌 적이 있다. 반면, 하라리 교수는 신간 ‘넥서스’에서 AI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언론 인터뷰에서 “AI가 인간을 대신해 판단하기 시작했다. 민주주의에 매우 위험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구상을 검증받으려 할 텐데, 쉽지 않아 보인다. 이 회장을 만나는 무대는 개발자를 양성하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다. 그들도 주 52시간 예외 적용이 필요한 직군이다. 무슨 논리로 둘러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