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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공연 오페라‘이순신’대본 쓴 김혁수 용인문화재단 대표

“판에 박힌 위인전 재탕 아닌
국론 통일한 새로운 영웅얘기
원고료는 청소년 장학금으로”

1994년 본보 신춘문예 출신

용인=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국론이 양쪽으로 갈라져 혼란과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이순신 장군과 같은 지도자가 더욱 절실합니다. 큰 전쟁을 앞두고도 조정이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힘을 키우고 위기의 순간에 목숨을 바쳐 싸웠던 그의 삶이 우리에게 전하는 교훈에 귀를 기울일 때입니다.”

다음달 25∼2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창작오페라 ‘이순신’ 대본을 쓴 김혁수(사진) 경기 용인문화재단 대표는 1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이순신을 되새겨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1994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와 월간문학 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한 극작가로, ‘무대 뒤에 있습니다’(2000) ‘유정, 봄을 그리다’(2021) 등 희곡집을 출간한 바 있다.

이번 작품은 이순신 장군 탄생 480주년을 맞아 미래성악포럼(대표 양재무)이 기획한 창작 오페라다. 임진왜란을 앞둔 시점부터 노량해전까지 이순신 장군의 삶 가운데 마지막 7년여에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미래성악포럼 측이 우리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지도자의 표상으로 내세울 만한 인물에 대한 오페라를 기획하면서 대본을 의뢰해 왔다”며 “판에 박힌 위인전이나 영웅담의 재탕이 아닌, 거대한 국난 속 이순신의 새로운 서사를 끌어내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가 작품에서 이순신의 우국충정이 돋보이도록 배치한 등장 인물은 당대 문신인 류성룡이다. 극 중 이순신이 선조 앞에서 문초를 당하자 “나라에 충성한 이순신이 역적이라면 이순신을 천거한 이 몸을 참하소서”라며 변호했고, 이순신이 다시 수군통제사에 임명되자 ‘신성한 불꽃으로 승리하자’란 제목의 아리아를 부르며 그를 응원한다. 김 대표는 “이순신의 정신세계를 대변하는 장치로 류성룡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며 “이순신·류성룡 역을 맡은 성악가가 함께 부르는 아리아를 적소에 배치해 그의 애민정신이 더욱 살아날 수 있도록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대본 집필 대가로 받은 원고료 510만2000원(전액)을 ‘용인청소년예술꿈드림’ 장학사업에 기부하기로 했다. ‘용인청소년예술꿈드림’ 장학사업은 예술가를 꿈꾸는 사회적 배려 가정의 청소년들에게 예술 교육비를 지원하기 위해 2014년 용인문화재단이 제정한 장학제도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100여 명의 청소년이 이 장학 사업을 통해 예술 관련 학과에 진학한 바 있다. 현재 농협은행 용인시지부·수지신협·경수고속도로·뉴스틸뱅크 등이 장학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번 집필로 발생한 작가료 기부를 통해 더 많은 청소년이 예술가의 꿈을 키우는 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