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승진·포상 현황 등 8개 자료 요청에
선관위 “수사진행 중”이라며 제출 거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회의 선관위 통제 방안 마련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지만, 채용 비리로 특혜를 받은 11명의 직급·급여·승진·포상 현황 등 정보는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에선 선관위가 국회 통제 논의에 협조하겠다고 해놓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비공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여당은 선관위에 간부의 자녀·친인척으로 특혜 채용된 11명에 대한 △현황(채용형태·직급·소속·선관위 내 임직원과 가족 관계) △휴직·휴가 신청 현황 △승진 현황 △포상 현황 △감사로 인한 조치 결과 △수사개시 통보서 접수 현황 △급여 현황 △국내외 파견 현황 등 8가지 자료를 요청했다. 국회 통제 방안 수립 과정에서 참고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관위는 전날(11일) “해당 11명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고 징계 절차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세부 사항을 공개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2022년 3월 채용 비리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도 국회는 최소 11차례 선관위에 내부 가족 채용 통계를 요구했지만 선관위는 “직원 가족 관계 정보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아 제출할 수 없다” “정보가 없다”며 제출을 거부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감사원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선관위는 2021년 12월 ‘선관위 부모·자녀 관계 직원 현황’ 자료를 만들어 관리했고 2022년 4월 관련 자료를 업데이트했다. 선관위가 2022년 당시 경력 채용된 직원의 자녀가 최소 16명이란 점을 알고 있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에 선관위가 국회 통제 방안 마련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론 자료 제출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선관위는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진 고위직 간부 자녀 등 11명을 수사 의뢰했고 이들을 직무 배제하고 임용 취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관위가 이들을 정상 근무시키다가 정치권 등의 비판이 거세지자 뒤늦게 직무배제 조치를 취해 뒷북 논란을 낳았다. 여당 관계자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