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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츠지이 노부유키의 도이치그라모폰 데뷔 앨범이 11일 유니버설뮤직을 통해 발매됐다. 선천적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2009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 ‘기적의 피아니스트’라고 불리는 노부유키는 2011년 카네기홀에서 데뷔 후 미국과 유럽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다. 지난 11일 롯데콘서트홀 리사이틀이 성황을 이루는 등 한국 클래식 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지난해 11월 디지털로 먼저 공개한 후 이번에 실물로 발매된 앨범에는 베토벤 ‘함머 클라비어 소나타’와 리스트가 편곡한 베토벤의 애절한 연가곡 ‘멀리 있는 연인에게’를 담았다. 베토벤이 남긴 32개의 피아노 소나타 중에서 29번 B플랫 장조(Op. 106)는 연주자에게 기교나 지적인 면에서만이 아니라 그 규모상 신체적으로도 큰 도전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1년(1817∼1818년)에 걸쳐 작곡된 이 작품은 틀에 얽매이지 않는 급진적인 곡으로, 베토벤이 개인적 고통과 예술적 침체기를 겪던 시기에 탄생했다. 츠지이는 "녹음 준비에 많은 시간을 들였으며 특히 3악장이 까다로웠다. 곡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데 애를 먹었지만 연주를 하면 할수록 더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베토벤의 경험과 나의 경험이 겹치는 부분도 있다. 그는 청력을 잃었지만 이 소나타처럼 경이롭고 지극히 까다로운 작품을 남겼다. 그래서 더욱 존경하는 마음으로 연주에 임했다"고 전했다.

리스트가 피아노 독주곡으로 편곡한 ‘멀리 있는 연인에게’는 베토벤이 1816년에 작곡한 연가곡이다. 리스트는 화려한 기교를 추가하기보다 원곡의 단순함과 애틋한 감정을 살려서 편곡했다. 츠지이는 "표현력이 풍부한 작품이라서 ‘함머 클라비어’와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도이치 그라모폰의 클레멘스 트라우트만 사장은 "츠지이가 공연에서 보여주는 집중력과 낙관적인 태도는 녹음할 때도 동일한 힘을 발휘했다. 그는 두 작품의 대조적인 특징을 결연한 의지로 표현해냈다"고 이번 앨범에 대해 평가했다.

박동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