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윤영희 서울시의원. 서울시의회 제공

서울시의회가 전국 최초로 일명 ‘러브버그’ 방제를 위한 조례를 제정했다. 친환경 방제를 통해 대량 발생 곤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11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윤영희(비례대표) 국민의힘 시의원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지난 5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8월 발의된 후 7개월 만이다.

윤 시의원은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와 해외 유입 등 요인으로 인해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등 곤충이 급격히 증가, 시민 불편과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어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조례안은 대량 발생하는 곤충을 ‘대발생 곤충’으로 정의하고, 서울시장이 체계적인 방제 계획을 수립해 시행하도록 규정했다. 또한 친환경 방제 방법을 우선 적용하고, 시민 대처 요령 홍보 및 연구 지원을 강화하도록 명시했다.

윤 시의원은 "대발생 곤충 문제는 단순한 벌레 혐오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에 대비해 시민 안전과 도시 환경을 지키기 위한 보호 조례"라며 "기존 법령으로는 감염병 매개 곤충이 아닌 러브버그 등을 체계적으로 방제하기 어려웠던 만큼, 이번 조례가 서울시 차원의 대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러브버그 관련 민원 접수 건수는 9296건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또 곤충이 차량에 달라붙어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거나, 사체가 차량 부식을 유발하는 등 사고 위험과 경제적 피해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실정이다. 다산콜센터 및 민원 창구를 통해 러브버그로 인한 교통사고, 자전거 사고 등의 사례도 접수된 바 있다.

윤 시의원은 일부 환경단체에서 생태계 교란 가능성을 우려하며 조례 제정에 반대했던 데 대해서는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이 아니라 친환경적 방제 방식과 연구를 통해 곤충 대발생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조례에 명확히 반영했다"며 "생태계를 보호하면서도 시민 불편과 안전을 고려한 균형 잡힌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조례안 통과를 계기로 서울시가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시의원은 각 자치구에 방제 지원 예산을 교부하고 있는 만큼, 방제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연구기관 및 전문가들과 협력해 기후변화로 인한 새로운 곤충 출현과 확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