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자료사진

반도체·AI 관련 연구기반 구축
첨단산업 인재혁신센터도 담당
민병주 원장 "대외 환경 급변에
첨단·신산업 분야 사업화 가속"


첨단산업분야에 대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AI), 반도체, 2차전지 등 각 분야에 대한 경쟁력 강화 대책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산업기술혁신을 지원하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원장 민병주)도 첨단전략산업 사업화에 3년간 최소 6200억 원을 투입해 산업계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뒷받침하기로 했다.

민병주 KIAT 원장은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중 기술 전쟁,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여파로 올해 우리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수출 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며 "첨단산업, 신산업 분야의 기술사업화를 가속화하는 사업을 확대해 기업의 신성장동력 확보와 경제 활력 제고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KIAT는 AI·반도체·2차전지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의 실질적 성과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KIAT는 첨단산업 분야에 기술사업화 자금이 원활하게 유입될 수 있도록 투·융자 지원 규모를 늘린다. 해당 분야 우수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위해 총 500억 원 규모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스케일업 펀드와 150억원 규모의 공공기술 창업펀드를 신규로 조성하는 것이다. 또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융자 사업을 올해 당초 지원 계획이었던 1000억 원 규모를 상향해 1200억 원 규모로 시행한다. 이를 비롯해 KIAT는 향후 3년 간 최소 62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자금 지원 뿐만 아니라 첨단기술개발 기반 구축 사업도 주목된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첨단 반도체 양산연계형 미니팹(성능평가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미니팹 구축은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수요 기업과 연계해 기술개발과 성능 평가를 할 수 있도록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장비 도입 등 실험장(테스트베드)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AI 분야에서는 자율제조 실험실, AI 기반의 로봇용 소프트웨어 안전성 평가 시설 구축에 나선다. 32억 원을 투입해 AI 학습용 데이터 가공(전처리)에 필요한 기술개발도 지원하는 한편, 가상의 디지털 공간에서 신소재 개발이나 부품 실험을 할 수 있게 지원하는 가상공학 플랫폼의 활용 확산도 추진된다.

KIAT는 첨단전략산업 분야에서 앞서 있는 타국과의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앞서 KIAT는 지난해 미국의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및 예일대를 비롯한 5개 대학과 독일의 프라운호퍼연구소 등 총 6곳에 국내 기업들의 국제공동연구를 지원하는 실무 채널인 글로벌 산업기술협력센터로 구축한 바 있다. 또 KIAT의 미국 사무소(워싱턴)와 유럽 사무소(브뤼셀)는 정부의 ‘글로벌 연구·개발(R&D) 전략거점센터’로 지정돼 있어, 향후 국내외 연구기관과 연구자를연결하거나 기술협력 수요 발굴에 있어 핵심 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올해는 내달까지 글로벌 산업기술협력센터 두 곳을 추가 선정해 해외 현지 국제협력 지원 창구를 늘려가기로 했다.

한편 KIAT는 올해 1월부터 첨단산업 인재혁신 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첨단산업 인재혁신센터 업무도 맡는다. 이에 따라 향후 첨단산업 분야 전문인재 양성과 기업 중심 교육훈련 지원에 필요한 각종 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다.

민 원장은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맞춰 기업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며 "혁신 기술에 대한 투·융자 지원, 연구개발에 필요한 인재 양성과 인프라 마련, 규제 정비 등 첨단산업·신산업 분야의 사업화 가속화를 빠짐없이 챙기겠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