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재명(오른쪽 두 번째)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국힘과 세부쟁점 이견에 추진
‘조기대선 이슈선점 의도’해석


더불어민주당이 반도체 특별법에 이어 상속세 일괄공제액과 배우자 공제 최저한도를 올리는 내용의 상속세·증여세법 개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상속세 개편과 관련해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조기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중도층을 겨냥한 ‘감세 이슈’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전날(4일) 내부 회의에서 상속세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기재위원인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통화에서 “원내 지도부와 상의해 패스트트랙 지정 여부를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지정을 추진하는 상속세법 개정안은 일괄공제액은 현행 5억 원에서 8억 원으로, 배우자 공제 최저한도는 현행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올리는 내용이 핵심이다. 임광현 정책위 상임 부의장이 지난해 8월 발의했다. 민주당이 상속세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세부 쟁점을 놓고 국민의힘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공제 한도 확대뿐 아니라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와 최대주주 할증 평가 제도 폐지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고세율 인하와 최대주주 할증 폐지는 ‘부자 감세’라며 반대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송언석 의원)과 조세소위원장(박수영 의원)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어서 민주당이 상속세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기 힘든 구조다. 국회법 85조의2는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법안은 상임위가 18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고, 법제사법위원회 회부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체계·자구 심사를 완료하고 본회의에 부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본회의 부의 이후에는 60일 이내에 상정이 이뤄져야 한다. 법사위원장은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고, 본회의 상정 권한이 있는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 출신인 만큼 상속세법 개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 6개월 뒤에는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민주당은 6일 박찬대 원내대표가 공동대표인 국회조세금융포럼 주최로 근로소득세 개편 토론회를 열어 부양가족 공제액을 150만 원에서 180만 원으로 상향하고,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논의한다. 직장인 식대 비과세 한도를 2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나윤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