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퇴짜맞은 577개 제품, 국내 버젓이 유통

감전위험 등 안전성 문제 상품
알리 등 C커머스플랫폼서 판매
제품들 10개 중 6개는 중국산

지난해 해외에서 유해물질 함유나 감전위험 등 안전성 문제로 시정 조치(리콜)된 제품 577개가 버젓이 국내에서 유통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10건 중 6건가량이 ‘중국 생산’ 제품인 것으로 파악됐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C-커머스)이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국내 유통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는 가운데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관계 당국의 면밀한 모니터링과 위해제품 차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미국과 유럽, 중국 등 해외에서 리콜된 제품을 모니터링한 결과, 577개 제품이 국내에도 유통된 것으로 확인돼 판매를 차단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중 제조국이 확인된 305개 제품 중 중국산은 191개(62.6%)로 절반 이상을 웃돌았다. 이어 미국산이 33개(10.8%)로 뒤를 따랐다. 나머지 81개 제품은 대만과 프랑스, 독일, 일본 등 26개 국가에서 제조됐다.

국내에 유통된 577개 리콜 제품을 품목별로 보면 음·식료품이 155개(26.9%)로 가장 많고, 가전·전자·통신기기 149개(25.8%), 아동·유아용품 84개(14.6%) 순이었다. 중국산만 따로 분류하면 가전·전자·통신기기 85개(44.5%), 아동·유아용품 46개(24.1%), 생활·자동차용품 28개(14.7%) 순으로 문제가 많았다. 미국산은 생활화학제품 10개(30.3%), 가전·전자·통신기기 6개(18.2%), 음·식료품 5개(15.2%) 순이었다.

리콜 사유별로 음·식료품은 유해물질과 알레르기 유발성분 함유에 따른 리콜이 89개(57.4%)로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리콜된 음·식료품 중에선 땅콩·우유 등 주요 성분이 라벨에 표시되지 않은 경우가 26개에 달했다. 가전·전자·통신기기는 감전위험 등 전기적 요인과 과열·발화·발연 등이 주요 리콜 사유로 꼽혔다. 특히 아동·유아용품의 경우 부품탈락, 삼킴 및 질식위험으로 인한 리콜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유통 차단된 제품이 재유통된 사례도 759건 적발됐다. 알리·테무 등 C-커머스를 통한 거래가 급증하면서, 해외 리콜 제품이 유통·재유통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졌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제품 구매 시 소비자 위해 감시시스템과 소비자24에서 리콜된 제품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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