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우원식·이재명, 제지 없는데 스스로 월담” 영상 제료 제출

이미지 크게보기 12·3일 11시쯤 대통령 비상계엄으로 경찰이 통제 중인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왼쪽) 국회의장이 담을 넘어 본청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과 해당 장소를 표시한 문구. 국회의장실 제공·연합뉴스

尹측 “北 공산세력으로부터 국가 수호하기 위한 것” 계엄 정당성 강조
국회 측 “총선 참패가 부정 선거 결과라는 망상 빠져 헌법 위에 군림하려 해”

25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윤 대통령 측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 출입이 차단된 게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윤 대통령 측 김계리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1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이 계엄 당시 월담하는 영상을 증거로 재생하며, “아무도 없는데 혼자 스스로 월담하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이 선포된 이후에도 주변에 아무도 없었고, 건물 안으로 들어갈 때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측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계엄 당시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과 통화하는 장면이 담긴 국정원 CCTV도 증거로 재생했다. CCTV 속 통화 장면을 보면, 그가 작성한 메모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윤 대통령 측은 또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북한 공산세력으로부터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서였다”며 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날 야권에서 탄핵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박범계·최기상 의원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선 김기현·나경원·추경호 의원 등이 심판정을 찾았다. 김이수·송두환·이광범 변호사 등 국회 대리인단, 윤갑근·조대현·배보윤 변호사 등 윤 대통령 대리인단도 출석했다.

이날 헌재는 채택된 증거들을 우선 조사한 뒤 국회와 윤 대통령 측의 종합 변론을 2시간씩 듣는다. 이후 정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당사자 최종 의견 진술까지 들은 뒤 변론을 마친다.

앞서 국회 측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순간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주장했다.

국회 대리인단 종합변론 첫 발언자로 나선 이광범 변호사는 “피청구인(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피와 목숨을 바쳐 지켜온 민주 헌정질서를 무참하게 짓밟았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야당의 존재를 무시하고 정적 제거에 몰두했으며 총선 참패가 부정 선거의 결과라는 망상에 빠졌다”며 “자신의 지시 한마디가 헌법이 되는 세상을 만들고 국가를 사유화하고 대한민국 헌법 위에 군림하고자 했다. 우리는 이것을 ‘독재’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받는 상황을 언급하고 “파면을 면한다고 해서 처벌을 면할 수 있겠느냐. 다시 국정을 맡길 수 있겠느냐”며 윤 대통령이 한시라도 신속하게 파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 순간에도 거짓과 과장으로 자신의 지지 세력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극도의 혼돈과 혼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피청구인이 복귀한다면 제2, 제3의 비상계엄을 선포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박세영 기자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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