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당했다고?” 건당 143만원 허위 난민 신청 브로커 구속

이미지 크게보기 적발된 인도인들이 써낸 거짓 난민신청서. 서울경찰청 제공

챗GPT로 거짓 난민 스토리 생성

관광비자를 통해 입국한 인도인들을 대상으로 최대 143만 원을 받고 허위 난민 신청을 알선한 브로커가 구속됐다. 이들은 외국인들에게 ‘가정 폭력’ ‘정치단체로부터 피습’ ‘개종에 따른 피습’ 등을 허위 난민 신청 사유로 쓰게 하고 출입국사무소에 신청하도록 도움을 줬다.

관광비자로 입국한 외국인들이 난민 신청을 하게 되면 4년간 경제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난민 신청자’라는 신분을 통해 체류 자격을 연장하고 국내에서 돈을 벌 수 있다.

25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국내 취업을 목적으로 관광비자를 통해 입국한 인도인들을 상대로 허위 난민 신청을 알선한 브로커 2명을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 이들이 알선한 허위 난민 신청자 중 8명을 소재 파악했고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브로커들은 인도 현지와 국내에서 난민 신청을 요청하는 외국인들에게 건당 300~1000달러(약 43만~143만 원)를 받고 난민들이 살고 있다는 허위 고시원 입실원서와 허위 난민 신청 사유를 난민신청서에 기재, 첨부하는 방식으로 출입국 사무소에 허위 난민 신청을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물론 인도인들이 해당 고시원에서 실제로 거주한 것은 아니었다.

특히 이들은 신청자의 출신 지역, 나이, 종교 등을 생성형 AI인 ‘챗GPT’에 입력해 난민 스토리를 거짓으로 생성한 뒤 이를 신청서에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제작된 난민 사유는 ‘남편의 학대’ ‘인도공화당으로부터 피습’ ‘힌두교 개종에 대한 박해’ 등이 있었다. 현행 난민신청 제도에 따르면 국제협약과 난민법에 따라 인종·종교 등을 이유로 국적국에서 박해가 우려된다면 체류 자격을 받을 수 있다.

경찰 측은 "난민심사 절차에 따라 난민신청 접수부터 난민신청 심사, 이의신청 심사, 불복 소송까지 평균 4년 이상 국내 체류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외국인이 상당수"라고 전했다. 경찰은 브로커들이 알선한 외국인들이 훨씬 더 많이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임정환 기자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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