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모습. 연합뉴스
전세 사기 여파와 대출 규제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 지수가 1년째 매달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임차인뿐 아니라 세입자로부터 월세를 받아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감당하려는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2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전월(120.900) 대비 0.64포인트 상승한 121.540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래 최고치다. 0.474포인트 상승했던 전월 대비 상승 폭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지난해 2월부터 1년째 매달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2월 인천 아파트 월세지수도 전월 대비 1.504포인트 오른 126.517을 기록했고, 경기 아파트 월세지수는 0.348포인트 오른 123.145를 나타냈다.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R114가 지난 2023~2024년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임대차 계약에서 전세 거래 건수는 3만112건(56.0%), 월세 거래 건수는 2만3천657건(44.0%)으로 집계됐다. 월세 비중은 전 분기보다 3.3%포인트 늘어나 최근 2년 이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월세 거래 계약 유형 중 갱신계약 비중은 31.6%로 조사됐는데, 이는 최근 2년 이내 최대치다.
실제로 임대차 계약 갱신 시 목돈인 보증금 대신 월세를 올려 계약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지난 20일 보증금 7억 원은 유지한 채 월세를 120만 원에서 190만 원으로 70만 원 증액하는 갱신계약을 체결했다.
정부가 올해부터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현행 100%에서 90%로 낮추겠다고 예고하면서 전세 대신 반전세나 월세로 이동하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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