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조원 118명 희생” 주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00년 핵잠수함 K-141 쿠르스크함 침몰 당시 핵 기술 노출을 우려해 서방의 구조 지원을 거부하고 승조원 118명의 목숨을 희생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주장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24일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아내인 힐러리 전 국무장관과 딸인 첼시가 설립한 영화 제작사 ‘히든라이트’가 만든 다큐멘터리 ‘쿠르스크:푸틴을 만든 열흘’에 출연해 이처럼 언급했다. 쿠르스크함 침몰은 지난 2000년 8월 12일 당시 노르웨이 바렌츠해에서 훈련하던 쿠르스크함에서 어뢰가 연쇄 폭발해 승조원 118명이 전원 사망한 사고다. 해당 사고에 대해 클린턴 전 대통령은 “푸틴은 우리가 거기(사고 현장)에 내려간다면 그들의 기술을 파악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핵 기밀 보호를 위해 승조원들이 사망하도록 사실상 방치했다는 의미다.
실제 당시 푸틴 대통령은 사고 사흘이나 지나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들였다. 이후에도 러시아 해군은 노르웨이 잠수부들에게 손으로 그린 탈출구 스케치만 제공하는가 하면 영국 해군의 구조도 막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사고 발생 보고를 받은 직후 도움을 제공하기로 결정했으나, 러시아의 공식 답변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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