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9월 숨진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지난해 9월 숨을 거둔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의 근태 보고서로 추정되는 문서가 온라인에 유출돼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김가영은 출연 중이던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M사이트에는 ‘고 오요안나 방송 사고, 지각내역서’란 제목의 문서가 떠돌았다. 지난 2022년 1월26일부터 이듬해 1월12일까지 약 1년간 오요안나의 방송 사고와 지각 내역 등이 담겼다.

이 문서에 따르면 고인은 TV 프로그램 ‘뉴스투데이’와 ‘12 뉴스’, 라디오 프로그램 ‘세상을 여는 아침’에 총 아홉 차례 지각 혹은 무단결근을 했다. 사유는 ‘연락 두절’로 표기됐고, 그의 빈자리는 선배 캐스터가 메운 것으로 기재됐다.

이 문서가 유출된 후 내용의 진위 여부와 더불어 유출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앞서 고인의 지각·결근에 대한 주장이 불거졌을 때 유족은 "고인이 불면증으로 인해 수면제를 복용한 채로 술을 마시는 일이 있었고 이로 인해 방송 펑크가 빚어졌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오요안나가 기상캐스터 업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여부에 대한 궁금증과 더불어 "사실이라 하더라도 사적인 직장 내 괴롭힘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소송 자료로 유추되는 해당 자료들이 온라인에 공개된 과정 역시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오요안나의 통화 녹취록, 카톡 대화 내용 등엔 사건 번호까지 찍혀 있어 "누군가 의도를 갖고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김가영은 출연 중이던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자진 하차했다. 22일 SBS는 여러 언론을 통해 "김가영이 팀과 프로그램에 부담을 줄 수 없다면서 자진 하차 의사를 전달해 왔다"며 "제작진이 그것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앞서 유족 측 변호인인 김가영에 대해 "직접 가해자가 아니다"라며 "직접 가해자가 아닌 동료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진실을 함께 밝히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냈다.

안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