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연합뉴스

30년을 넘게 같이 살아온 배우자가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은 지 두 달 만에 빨랫줄로 목 졸라 살해한 70대 남성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14형사부(부장판사 고권홍)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70대)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10월 1일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자신의 주거지에서 아내에게 수면제 2알을 건넨 후 옆으로 누워 있던 아내의 목에 빨랫줄을 감아 질식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같은 해 8월 아내가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고 대변을 가리지 못하는 등 간병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이같은 범행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고통이 극심한 나머지 아내가 평소에도 여러 번 자신을 죽여달라는 말을 했다"면서 "아내를 간병할 사람이 없고 치료비 마련도 불가능해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그랬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간병 살인이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에서 자칫 이러한 형태의 살인 범행이 일반적으로 용인돼 경한 처벌만을 받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줘 유사 범죄가 재발할 수 있기에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범행 직후 경찰에 신고해 자수한 점, 초범인 점, 경제활동을 하지 못해 병원비를 마련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덧붙였다.

노지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