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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흠 충남지사 역설

20일 국힘 대전시당서 특강
“수도권 일극체제로 지방 위기
대전충남 통합으로 미래 준비”

개헌론 언급 등 조기대선 염두

대전=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김태흠(사진) 충남지사가 ‘대전충남특별시’와 ‘충청광역연합’이라는 ‘투 트랙’으로 충청권 대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충청권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김 지사는 “충청권 대통합은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충청 대망론을 다시 세우는 확실한 길”이라며 ‘충청 대망론’과 개헌을 언급하는 등 대선 출마를 연상시키는 듯한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발언은 20일 오후 국민의힘 대전시당 정치대학원에서 가진 ‘충청권 대통합의 실현방안’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나왔다. 김 지사는 “조선 8도의 후신인 현행 17개 시도 체제는 수도권 일극 체제로 인한 지방 소멸을 막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지방의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힘을 가지려면 전국을 5∼6개의 권역으로 (합치는), 국가개조에 버금가는 행정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금의 행정체계는 교통과 통신, 인터넷 발전에 따른 주민 생활·문화·경제권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합치고 새롭게 지어야 할 시기로, 우선 한집안·한 뿌리인 충남과 대전이 ‘대전충남특별시’로 통합해 국가의 미래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어 “충남과 대전이 힘을 합치면 인구 360만으로 전국 3위, 지역내총생산(GRDP) 190조 원, 무역수지 전국 1위 수준의 경제 규모를 갖게 된다”며 “대전의 연구개발(R&D)·과학기술과 충남의 생산·제조 기능을 연계해 세계 5위권의 글로벌 도시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통합 청사진을 밝혔다. 그는 “당장 4개 시도 통합이 어렵다면, 우선 충남과 대전이 통합해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세종·충북은 유럽연합(EU) 같은 연합체제로 가자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현재 충청권 시도지사 가운데 대권 출마 가능성이 가장 큰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이제껏 충청은 정치권에서 주류가 아닌 곁다리였다. 말이 좋아 캐스팅보트지, 영·호남처럼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틈바구니에 끼어서 왔다 갔다 하면서 손해만 봐 왔다”며 소외된 충청 민심을 대변했다. 충청 대망론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김 지사는 “‘충청권 대통합’은 충청의 저력을 한데 모으는 것은 물론, 충청을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충청 대망론을 다시 세우는 확실한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김 지사는 현 시국에 대해 “극도의 혼란에 빠진 해방 직후 정국과 진배없다”고 진단하고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를 국민 모두가 통감한 지금이 바로 개헌의 적기로 여야는 정치 복원에 힘을 모으고 새로운 정치 체제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국민들께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