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석유화학 각각 4건씩

최근 중국의 저가 철강 수출에 대해 정부가 잠정 덤핑 방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국내에서도 무역 분쟁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과잉공급과 미·중 무역 마찰 고조 분위기 속에 지난해 국내에서도 덤핑 조사 신청이 최근 10년 사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의 과잉생산 지적이 일고 있는 철강·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조사 신청이 주를 이루고 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접수된 덤핑 조사 신청은 9건으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건수를 기록했다. 특히 이 같은 추세는 이번 세기 들어 역대 최대치였던 2002년의 11건, 2014년의 10건에 근접하는 것이다.

지난 2015년 덤핑 조사 신청 건수는 4건에 불과했으나 이후 △2016년 5건 △2017년 7건 △2018년 6건 △2019년 8건 등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2020년 5건으로 줄어든 후 △2021년 6건 △2022년 6건 △2023년 8건 등 재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접수된 9건 가운데 4건이 철강, 또 다른 4건이 석유화학 분야에 관한 신청이었다.

무역위의 덤핑 방지 조치에서도 철강과 석유화학 그리고 중국에 대한 조치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이뤄진 총 22건의 덤핑 방지 조치 가운데 석유화학 품목에 대한 조치가 7건이었으며 제철·금속에 관한 조치가 5건이었다. 철강과 석유화학 두 품목에서 전체 조치의 절반 이상이 이뤄진 것이다. 또 조치가 부과된 교역 상대국은 중국·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 등 총 15개국이었으나 22건의 조치 중 15건의 조치가 중국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

무역위 측은 “글로벌 공급과잉, 미·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무역구제조치 강화 등으로 우리나라에 저가의 철강·석화 제품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철강·석화 분야에서 조사 신청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무역위는 조만간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의 반덤핑 조사 개시 여부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