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반탄(탄핵반대)층의 국민전자청원 모음 사이트. ‘혐중(중국 혐오) 정서’를 자극하는 ‘국적 표기 의무화’ 청원에도 찬성하길 독려하고 있다. 사이트 캡처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여론을 고조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국민동의청원에 나서고 있다. 30일 이내 5만 명 이상 동의하면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하게 돼 있는 제도를 이용한 것이다. 반탄(탄핵반대) 커뮤니티에는 이를 ‘숙제 리스트’로 부르며 참여를 독려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여기에는 ‘혐중(중국 혐오) 정서’를 자극하는 안건 등도 다수 포함돼 있어 ‘정치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1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링크를 모은 한 사이트는 “건강한 자유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국민청원 모음 사이트” “5분의 투자로 정의를 실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며 청원 참여를 독려하고 있었다. 이 사이트는 “아직 화력이 부족한 청원들이 많다”며 “‘추가 청원 댓글 제보’를 주면 반영하겠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사이트에 올라가 있는 청원에는 ‘헌법재판소 정정미 재판관 탄핵에 관한 청원’ 등 탄핵 반대를 위한 청원도 있지만, ‘법무부의 중국인 단체관광 무비자 안건 반대에 관한 청원’ ‘ 중국국적자의 대한민국 입국절차 강화에 관한 청원’ 등 혐중 정서를 자극하는 청원도 여럿 있었다. 국민동의청원에서 5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안건을 논의하게 된다.

‘악법 입법 반대 사이트’ 도 등장했다. ‘브이포코리아(V for Korea)’는 국회에서 발의된 각종 법안에 ‘악법’ ‘선법’을 붙이고 국회 홈페이지에 찬·반 의견을 조직적으로 모으고 있다. 특정 법안을 사이트 상단에 ‘위험 의견’으로 띄우기도 했는데,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서 발의한 법안이 다수를 이뤘다. 이런 의견은 입법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 당이 해당 법을 반대하도록 하는 명분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사이트는 반탄(탄핵반대) 커뮤니티에 공유되며 확산되고 있다. 다수의 반탄 단체 채팅방에서는 사이트를 소개하며 이곳의 의견을 ‘복붙(복사·붙여넣기)’해 넣기만 하면 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김린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