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남혁우 우리은행 WM 영업전략부 부동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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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이나 부동산 투자를 준비 중인 수요자들에게 요즘같이 불확실성이 큰 시장 상황은 오히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주목해야 할 부동산 이벤트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수도권 전세 가격 상승을 주목해 보자. 서울의 경우 올림픽파크포레온, 이문 뉴타운 등 입주 장이 끝나는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향후 2년간 입주 물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상가상으로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따라 전세대출 금리가 하락한다면 전세 신규 수요가 증가하고, 전월세 매물까지 줄어들며 전세 가격 상승 압력은 높아질 수 있다. 전세 가격 상승이 가시화되면 전세가율이 높아지며 그동안 소외됐던 서울역세권 구축 아파트 또는 수도권 외곽 준신축 소형 평형 아파트의 투자금이 작아진다. 이 경우 가성비 있는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30·40 무주택자들이 선호할 만한 6억 원 또는 9억 원 이하 가격대 아파트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수도권 외곽 아파트 일반분양 가격이 8억~9억 원을 넘어서고 있는데, 9억 원 이하 서울 또는 경기도 인기 지역 역세권 구축 아파트는 가격 만족도가 높다. 생애 최초대출,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 대출을 활용할 수 있어 대기수요가 탄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파트 선택 시 환금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최근 3~4년 세대수 대비 거래량이 충분한지, 희소성을 갖추었는지 등을 고민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면 방 3개인 59㎡ 역세권 구축 아파트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광폭 발코니로 넓은 실사용 면적까지 갖추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 역시 매력적인 투자처이다. 공사비 인상 등 부정적 이슈로 신축 아파트보다 가격 상승이 더뎠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 가격(지난 11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서울 서초구 신축 아파트의 전년 대비 가격 증감률은 59.2%(2023년), 21.5%(2024년)인 반면 재건축 아파트는 34.4%(2023년), 10.8%(2024년)를 기록했다.

재건축 아파트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최근 급등하던 공사비가 안정세를 보이는 반면, 일반 분양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또한 용적률 상향, 정비사업 절차 단순화 등 재건축 사업성 개선에 도움이 되는 법안 개정이 현실화되고 있어 도시개발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인근 신축 아파트에 비해 높은 프리미엄(웃돈)이 형성되지 않았지만, 정책 수혜로 재건축 사업이 가능해졌다. 높은 가격에 일반분양이 가능해 양호한 사업성을 갖춘 재건축 아파트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

한동안 부동산 시장은 냉탕과 온탕을 오고 가는 변동성 장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신축 아파트라고 해서 무조건 투자 유망 상품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격 상승이 더디지만, 가격 만족도가 높고 입지가 우수해 임대차 관리가 수월하고 환금성이 높은 구축 아파트가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