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JTBC 방송 캡처

경비원, 쇠로 만든 배수구에 머리 부딪혀 사망


60대 아파트 경비원을 넘어뜨려 숨지게 한 20대 남성에게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경비원)가 훈계하자 자신보다 훨씬 고령에다 왜소한 피해자의 두 다리를 마치 유도 기술을 사용하는 것처럼 걸어 넘어뜨려 머리를 바닥에 강하게 부딪히게 했다”고 판단했다.

17일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20대)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9월 10일 오후 3시쯤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한 아파트 출입구에서 다른 운전자와 말다툼을 하다가 자신을 말리는 경비원 B 씨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혐의로 기소됐다. 쇠로 만든 배수구에 머리를 부딪친 B 씨는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8일 후 끝내 숨졌다.

현장 CCTV에는 당시 아파트 주차장에 차량 등록이 되지 않은 차가 진입하지 못한 채 서 있고, A 씨 차량이 그 뒤로 들어오는 모습이 담겼다. A 씨는 차에서 내려 앞차 운전자에게 삿대질하는 등 항의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른바 경비원에 대한 ‘갑질 사건’”이라며 “피고인은 미성년자 때부터 감금치상, 운전자 폭행, 공갈·협박 등 각종 범죄로 4차례 보호 처분을 받았다. 성인이 돼서도 폭력 범죄로 6차례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면서 A 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A 씨 측은 “사회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고 범죄사실 모두 인정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면서도 “계획적이 아닌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관리사무소 직원 중재로 싸움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는데도 재차 경비원에게 다가가 시비를 걸었다”면서 “피해자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판시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