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탄핵불신 등 헌재 압박
野, 여권 대권주자 ‘흔들기’

여야가 1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재판과 검찰 수사를 각각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기 대통령 선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발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등 계엄 주요 관련자의 진술 신빙성을 흔들며 헌재 불신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탄핵의 이유라고 제시됐던 물증과 진술이 오염 수준을 넘어 조작된 것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홍 전 차장이 주장하던 ‘체포명단 메모’는 조작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조태용 국정원장이 전날(13일) 헌재에서 “홍 전 차장이 (12월 3일) 오후 11시 6분에 국정원 공관 앞 어두운 공터에서 급히 메모를 썼다고 했는데, CCTV를 확인해 보니 당시 청사 사무실에 있었다”고 한 증언을 토대로 증거 오염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범계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곽 전 특전사령관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거짓 진술을 회유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박 의원이 곽 전 사령관에게 “민주당이 끝까지 챙겨줄 테니 걱정 마라” “삼성전자 부회장 전속변호사를 연결해주겠다” 등의 회유성 발언을 했다는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의 증언도 공개했다.

탄핵 불신론에 힘을 보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여권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울산시당위원장직을 사퇴한 김상욱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갈등을 유발하는 나쁜 정치를 지양해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명태균 게이트 의혹을 띄우며 여권 유력 대선 주자 흔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서영교 의원이 단장인 민주당 명태균게이트진상조사단은 이날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조사단은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개입 정황을 확인했음에도 수사가 멈췄다”며 “(검찰은) 윤석열, 윤상현, 오세훈, 홍준표 등 일명 명태균 리스트에 들어있는 인물들과 관련해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등 범야권이 발의한 명태균 특검법이 통과되면 여권 내 유력 대선 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수사 대상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정선·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