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한 한달앞… 하원 예산안 제출

정부지출 10년간 1.5조달러 감축
‘상한 임박’ 부채한도 4조달러 늘려

미국 의회 예산처리 시한을 한 달가량 앞두고 공화당이 대규모 감세와 정부 지출 감축, 부채한도 상향 등이 포함된 예산안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 중인 정부 축소와 감세 정책 등에 힘을 실어주고 나선 것이다.

12일 미국 의회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내달 14일 예산처리 시한을 앞두고 공화당이 하원에 제출한 예산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 연장·확대 문제와 관련해 감세 규모를 향후 10년간 최대 4조5000억 달러(약 6555조 원)로 설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집권 1기 당시 시행된 감세 조치의 올해 말 만료를 앞두고 조치 연장 및 확대를 공언한 상태다. 향후 10년간 정부 지출을 최소 1조5000억 달러 줄이는 내용도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부효율부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옆에 세워두고 연방정부 인력감축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정부 지출 삭감에 힘을 실어준 상태다.

예산안에는 올해 6월 중순쯤 상한선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되는 부채 한도 문제와 관련해 4조 달러를 더 상향시키는 방안도 담겼다. 미국은 정부가 빚을 많이 지지 않도록 의회가 상한선을 정한다. 의회가 부채 한도를 늘려주지 않으면 미 연방 정부는 채권을 더 발행할 수 없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현재 정부 부채 한도는 31조4000억 달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부채 한도 상향 내지 적용 유예를 요구해왔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는 향후 2년 정도는 부채 한도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예산안에는 남부 국경 및 국방에 대한 3000억 달러의 예산도 포함됐다.

이날부터 공화당은 상임위에서 축조 심사 등을 거쳐 이달 하순에 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또 공화당은 상원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 진행 방해)를 피하기 위해 예산 조정 절차를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폴리티코는 “예산조정 절차를 이용하면 단순 과반만 있으면 예산안 처리가 가능하지만, 상·하원에 동일한 예산안이 제출돼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은 대통령직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