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종성 연구팀 학술지 게재
“탄소흡수원서 배출원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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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동토층이 녹으면 탄소 중립 달성도 소용없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뒤늦게 탄소 중립을 달성하더라도 영구동토층이 녹기 시작하면 지구온난화를 멈출 수 없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영구동토층 속에 얼어있던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온실가스가 계속해서 방출된다는 것이다. 국종성(사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저명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13일 게재했다. 영구동토층은 여름에도 녹지 않고 언 상태를 2년 이상 유지하는 지역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2배에 달하는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 주로 고위도 극지대에 위치해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영구동토층은 탄소를 흡수하다가 일정 온도 이상이 될 경우 녹으면서 탄소를 배출하기 시작한다. 또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해 침수되는 지역이 늘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영구동토층 속에 있던 유기물이 분해되며 메탄가스의 배출량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메탄가스의 온난화 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20∼30배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후 변화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 교수는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정책과 기후 모델은 대부분 인간 활동에 의한 탄소 배출 감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번 연구는 자연적 탄소 순환의 이해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제시한다”며 “영구동토층이 탄소 배출원으로 작용할 경우, 기후변화 예측 모델과 정책이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더욱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의 제1저자 박소원 박사는 “탄소 중립의 달성도 중요하지만 달성 시기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76년생인 국 교수는 서울대에서 지구과학과 학·석사와 지구환경과학대학원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포스텍 대학원 환경공학부 교수를 거쳐 지난해 3월부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급격한기후변화연구소’의 센터장을 맡아 기후변화에 관해 연구 중이다. 특히 2015년에는 한국인 처음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과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구혁 기자 gu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