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죄 판단 형사재판, 증거 기준 엄격… 징계 성격의 헌법재판, 상대적으로 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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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조서 증거능력으로 본 차이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증인들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이 증거능력이 있는지에 관해 법조계에서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증인들이 진술 내용을 법정에서 번복할 경우 형사재판에서는 증거로 채택할 수 없지만 헌재는 헌법재판(탄핵심판)은 형사재판과 달라 증거로 채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가 검찰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가 법정 증언과 어긋나도 채택 입장을 밝힌 것은 심판 절차가 특별한 규정이 없거나 헌법재판 성질에 반하지 않으면 탄핵심판은 형사소송법을 따르도록 한 헌재법 40조가 근거가 됐다. 형사재판의 경우 유무죄를 가리고 인신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엄격한 기준·절차를 따라야 하지만 탄핵심판은 피청구인에 대한 징계 성격으로 파면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헌법·법률 위반 여부를 가리는 재판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헌재는 검찰이 진술 조서를 작성할 때 변호인이 입회했고, 피의자들도 조사 후 서명 날인한 만큼 증거능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해당 원칙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헌재가 윤 대통령의 ‘내란죄’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비상계엄 선포 요건과 절차의 위헌·위법 여부를 보는 만큼 형사재판과 달리 개연성을 파악할 수준으로 증거 채택기준을 세워도 된다는 평가다. 한 지방법원 부장판사는 “통상 행정소송으로 진행되는 공직자 파면 절차에서의 증거채택 절차를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소송이 적용하는 민사소송법은 ‘엄격한 증명력’을 요구하는 형사소송과 달리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을 정도, 즉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면 증거로 채택할 수 있다. 다른 고등법원 판사도 “피청구인이 아닌 증인의 진술조서는 탄핵심판 참고자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헌법·형법 전문가들은 헌재가 2020년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피의자신문조서를 재판 증거로 채택할 수 없도록 개정된 현행 형사소송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탄핵심판에서 형소법을 적용하라고 하고 있기에 명문규정에 따라 현행 형소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향후 헌재 결정에 영향을 미친 진술이 형사재판에서 부정돼 탄핵심판 결과가 형사재판과 달라질 경우 정당성에 흠집이 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정선형·전수한 기자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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