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3대 강국 도약’ 정책 포럼

“韓, 수조원 투입하면 개발 가능”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등장으로 세계 AI 시장 판도가 요동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수조 원 단위 투자를 하면 인간처럼 추론하는 AI 확보가 가능한 만큼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혁신 생태계 조성방안’ 정책 포럼에서 “우리나라는 AI 연산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천문학적 투자가 아니더라도 수조 원 단위 투자면 ‘싱킹(Thingking)’ AI 수준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범국가적 AI 인프라 구축이 선결과제라는 얘기다. AI 스타트업 엘리스그룹의 김재원 대표는 “AI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며 “기업이 전력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적용하는 동안 정부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 계획을 빠르게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기존 글로벌 국가들의 AI 발전 전략을 따라 하기보다 반도체·스마트제조·5세대(G) 이동통신 등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가진 강점을 살려 차별화한 AI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양희동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AI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직면한 AI 글로벌 경쟁력 및 인재 부족, AI 스타트업 생태계 미흡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차별화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우선 정부가 앞장서 A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연구·개발(R&D) 펀드 조성 등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경우 기존 AI 도입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점을 인정하고, AI 스타트업과 인수·합병(M&A) 등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모델 구축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 교수는 “국내 대학의 AI 박사과정 졸업생은 미국·중국·유럽에 비해 현저히 적다”며 “대학은 AI 창업센터 운영과 기업과 공동 연구 프로젝트 추진을 확대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메모리·AI 반도체에서 선두를 달리는 점 등 우리만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