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기업인들 만난 李 이재명(앞줄 왼쪽 네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재계 관계자들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윤창렬 LG글로벌전략개발원장, 김원준 삼성글로벌리서치 소장, 송경열 SK경제경영연구소장, 이 대표, 김견 HMG경영연구원장,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상근이사. 박윤슬 기자

■ 국회서 통상·산업정책 간담회

트럼프2기 맞아 애로사항 청취
상속세법 개정 등 중도 공략도
친명 “尹과 반대 ‘유연함’ 부각”

李 “국힘, 여도 야도 아닌 山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삼성·LG·SK, 대한상공회의소 등 재계 관계자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른 수출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광폭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이 중도층 표심을 겨냥해 상속세 공제 한도를 높이는 법안 처리를 시도하는 등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합리적 유연함’을 윤석열 대통령과 반대되는 이미지로 판단하고, 이를 선점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경 편성을 망설일 때가 아니다”라며 “추경은 필요한 정도가 아니라 즉각 추진해야 할 만큼 긴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힘을 향해 ‘산당(山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원래 여당이라는 것은 중국에서 쓰던 말로, 궐 안에서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집단을 뭔가 들고 있다는 뜻에서 ‘여당(與黨)’이라고 했다. 반면 궐 밖 들판에서 국정을 견제하는 세력을 ‘야당(野黨)’이라고 했다”며 “그런데 국민의힘은 도저히 여당이 아니고, 야당의 발목을 잡고 뒤통수를 치면서 나라 살림에는 관심이 없다. 산 위에서 가끔 출몰하며 세상 사람들을 괴롭히는 ‘산당(山黨)’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이어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 종합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정치하는 입장에서도 급변하는 국제상황이 사실 당황스러울 정도”라며 “대한민국이 격랑의 국제 질서 속에서 안전하게 또 생존할 뿐만 아니라 번영해야 하는데 과연 그 길이 무엇일까 라는 점에 대해 우리 모두가 중지를 모을 때”라고 말했다. 이 자리는 반도체 산업을 시작으로 총 4회에 걸쳐 2차 전지, 자동차, 중소·중견기업과 차례로 민주당이 간담회를 가졌던 결과를 종합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민주당은 상속세법 개정안도 이달 중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8월 임광현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상속세 일괄 공제를 5억 원에서 8억 원으로, 배우자 공제를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상향하는 게 골자다.

이 대표 측은 이러한 움직임을 우클릭 행보가 아닌 ‘실용주의 노선 채택’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통화에서 “극우 세력의 준동에 이 대표가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다”며 “극단 정치의 반대말은 이성과 합리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윤 대통령과 반대되는 이미지를 부각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고집이 센 ‘불통’ 이미지를 갖고 있으므로 이 대표의 유연함을 살려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