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필순 자수 작가의 신부 혼례복. 한벽원미술관 제공

40년 작품활동 결산 ‘어머니의 마음으로’
남편 이문열 작가 글 얹은 ‘송학병’등 눈길


한국전통자수가 박필순(76)의 개인전 ‘어머니의 마음으로’가 서울 종로구 한벽원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1980년대 자수에 입문한 이래, 꾸준한 활동으로 전통자수의 명맥을 잇고 있는 박 작가의 40년 작품 세계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한벽원 미술관은 월전 장우성(1912~2005) 화가가 설립한 미술관으로 전시는 월전 미술문화재단과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의 초대전으로 성사됐다. 박 작가는 1984년 고행자 선생을 사사했으며, 1998년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 입상했다. 2008~2009년에는 미국 피바디 에섹스 박물관에서 장기간 전시를 열었고, 2015년 한국-헝가리 수교 25주년 기념 전시회에 참가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송학병의 일부분.이문열 소설가의 글을 얹었다.

전시에는 10폭 병풍에 펼쳐진 ‘서수도’를 비롯해 총 43점이 출품됐다. 서수도는 가상 최근에 완성한 작품으로 용, 봉황, 기린 등 상서로운 동물들이 자연과 어울려 지내는 풍경을 수놓았다. 전시와 함께 출간한 책 ‘박필순 한국전통자수: 행복의 기원’에서 작가는 이 모습에 대해 "서로가 서로에 대한 축복과 기도"라면서 "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숲속 어딘가에 있을, 우리 시대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이문열 소설가의 아내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전시에서 이 소설가의 글을 만나는 것도 관람의 묘미. 8폭의 ‘송학병’ 위에는 "학을 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그 목숨이 길어서가 아니라 기품이 그윽해서요 소나무를 높이침은 오래 살기 때문이 아니라 그 기상이 씩씩해서일지라…"라고 이 소설가가 지은 글이 얹혀졌다.

이미지 크게보기 골무 장식.

이와 함께, 자녀의 성공을 빌며 수놓았다는 ‘변어용천도’, ‘호랑이와 까치’ 민화를 모티브 삼은 ‘호작도’, 화초길상문자문을 수놓은 ‘길상도’도 눈길을 끈다. 또, 신부 혼례복, 보석함, 골무 장식, 화관 등 박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전시는 이달 25일까지, 관람은 무료다.

박동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