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오락가락 판결 공정성 의혹” 野 “선입견 없이 엄정 판단”

이미지 크게보기선고공판 출석 황운하(왼쪽 사진) 조국혁신당 의원과 송철호(오른쪽) 전 울산시장이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항소심 선고를 받기 위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 울산시장 선거개입 2심 무죄

“수사청탁 증언 신빙성 없고
관련 정황도 사실 뒷받침 못해”
황운하·송철호 3년형 뒤집혀

임종석·조국 수사 영향 줄 듯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항소심에서 핵심인물인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각각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이번 판결의 파장이 관련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심은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지만 관련 판단이 항소심에서 대부분 기각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설범식·이상주·이원석)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송 전 시장과 황 의원에게 징역 3년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해서는 선거법상 자료 유출 부분에 대해서만 원심의 유죄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송 전 시장이 황 의원에게 수사를 청탁해 이를 황 의원이 받아들였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사청탁 관련 진술을 들었다는 증언의 경우 그 진술 내용과 경위 및 다른 증거들과의 불합치 등의 사정에 비추어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그 밖에 관련 정황 사실들도 위와 같은 사실을 확실하게 뒷받침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했다. 송 전 시장 등이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의 첩보서 하달을 통해 김기현 의원 관련 비위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공모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관련 정황사실에 비춰볼 때 경찰로 하여금 울산시장 관련 비위에 대한 수사를 하도록 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고자 공모했다는 사실까지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번 판결은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에 대한 수사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앞서 서울고검은 송 전 시장과 황 의원의 1심 판결을 토대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해 1월 조 전 대표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 재기수사 명령을 내렸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은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이자 당시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였던 송 전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상대 후보였던 김 의원에 대한 수사를 하명했다는 내용이다.

이날 판결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여당 관계자는 “2심 결과를 받아들이겠지만, 대법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1심 결과가 180도 뒤집힌 것인데, 사법부가 오락가락 판결을 하게 되면 결국에는 사법 전반에 대한 국민적인 공정성 의혹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심 재판부가 선입견 없이 엄정히 판단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정치 공세를 했던 국민의힘, 특히 김 의원은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형·전수한·윤정선 기자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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