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개최 COP30, 숙박시설 부족 사태 “굳이 인프라 부족한 아마존에?”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달 24일 브라질 파라주 벨렝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이 열리는 공원에서 건설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30)를 9개월 앞두고, 개최지 내 숙박 시설 가격이 치솟고 있다. 아마존 열대 우림에서 열릴 첫 기후변화 관련 행사에 관심을 가졌던 세계 시민들이 발길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11월 10~21일 브라질 북부 파라 주(州) 벨렝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개최되지만 숙박 시설이 현저히 부족해 현재 숙박비가 평소 가격의 최대 9562% 상승했다. 이날 한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마지막으로 예약 가능한 객실은 1일 1인당 1만 5266달러(약 2000만 원)에 판매됐다. 평소라면 158달러(약 23만 원)에 거래되어야 할 객실이다. 숙박공유사이트 에어비앤비에선 벨렝 인근 빈민 도시인 아나닌데우아에서 1일 평균 11달러(1만 6200원)에 거래되는 객실이 9320달러(약 1360만 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벨렝은 인구 250만 명의 1인 당 평균 월 소득 920달러의 빈곤한 도시에 속한다. 월드컵, 올림픽 등을 개최했던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 등 대도시와 달리 인프라 시설이 열악해 아마존 열대 우림의 가장자리에 있는 대서양 항구 도시 벨렝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개최할 수 있을지 꾸준히 의문이 제기됐다.

문제는 이번 총회에 평소보다 많은 인구가 모일 예정이라는 점이다. 2025년은 30번째 총회가 열리는 만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가 새로운 이행 목표를 내놓는 중요한 한 해다. 또 이전 기후 행사 주최국이었던 아제르바이잔, 아랍에미리트, 이집트에서는 집회 및 시위를 엄격히 제한했지만, 브라질은 자유로운 표현을 허용하기 때문에 시민 단체도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 보호론을 앞세우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에서 이 행사를 개최할 수 있음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 바 있다. ‘숙박비 인플레이션’은 해결되지 않은 채 브라질 연방 정부나 파라 주 정부는 벨렝에서 이용 가능한 숙박 시설이나 객실 수에 대해 정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지연 기자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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