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연합뉴스

"작년 8월 작성 ‘정보사령관 직무배제 따른 직무대리 검토’ 국방부 내부 문서 확보"
"하극상·블랙요원 유출 책임 물으려다 무산…이후 계엄동원 합리적 의심"



국방부가 지난해 여름 블랙요원 기밀 해외 유출 사건 및 군 기강 해이 사태 등으로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의 직무배제를 추진하려다가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 취임 후 무산됐으며, 이후 그가 ‘비상계엄’에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됐다는 주장이 야당에서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국방부 인사과가 지난해 8월 11일 작성한 ‘정보사령관 직무배제에 따른 직무대리 검토’ 제목의 내부 문서를 확보했다고 25일 밝혔다.

문 당시 정보사령관의 직무배제가 이뤄질 예정이며, 이에 따라 공석이 될 정보사령관 직무를 대리할 인사 후보를 정리한 것이 문서의 골자다.

이 문서에는 "정보사령부 임무의 중요성 및 최근 발생하고 있는 군 기강 해이 상황 고려 시 정보사령부 예하 여단장(준장)의 직무대리 임무수행은 제한된다"고 적혀 있다.

또 "부대 조기 안정화 및 임무 수행 정상화를 위해 소장 직무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직무대리를 맡을 만한 소장 후보군이 언급됐다.

이 시기 문 전 사령관은 소송전까지 불거진 정보사령부 소속 여단장의 하극상 논란과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으로 경질 가능성이 논의된 만큼, 준장이 아닌 소장이 사령관 직무대리를 하는 것이 맞겠다는 취지의 검토 내용이었다.

국방부 인사과는 이 보고서를 이튿날인 8월 12일에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고 직무배제 절차를 진행하려 했으나,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의 차기 장관 지명으로 징계는 흐지부지되고 문 전 사령관이 유임됐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추 의원은 "김용현이 사령관 직무배제 위기에 처한 문 전 사령관을 구제해주면서 문 전 사령관이 12·3 내란에 적극 가담한 게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문 전 사령관은 육군사관학교 선배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경기도의 햄버거 패스트푸드점에서 계엄을 사전 모의하는 등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