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대체율 70%부터 30년 가입
노령연금 수령 5년 유예도 한몫

매달 300만 원 이상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이 제도 도입 37년 만에 처음 나왔다. 이는 수급자가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이 70%로 가장 높았던 국민연금 시행 초기 가입해 30년 이상 보험료를 내면서 수급 연령도 5년 후로 늦춰 수급액을 늘린 효과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24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1월 노령연금(수급 연령에 도달해 받는 국민연금) 수급자 중에서 수급액이 월 300만 원을 넘는 사람이 1명 나왔다. 이는 소득대체율이 높았던 국민연금제도 도입 초기에 가입해 30년 이상 장기간 보험료를 납부했기에 가능했다. ‘노령연금 연기제도’를 활용해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연령을 5년 후로 늦춰 수령 액수를 늘린 것도 한몫했다.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최소 10년(120개월) 이상 보험료를 내야만 노령연금 수급 권리를 확보할 수 있다. 가입 기간이 길수록, 납부한 보험료가 많을수록, 소득대체율이 높을수록 수급액은 많아진다.

소득대체율은 1988년 국민연금 출범 당시 70%(40년 가입 기준)로 가장 높았다. 저출산 고령화가 가속화돼 기금 고갈 우려가 커지자 1·2차 개혁을 거치면서 2028년까지 40%까지 하락하게 돼 있다. 2025년 소득대체율은 41.5%다.

노령 연금 연기제도는 노령연금 수급권자가 원하면 보험료는 더 내지 않고 연금 수령 시기를 최대 5년간 연금액 전부 또는 일부를 늦춰 받을 수 있는 장치다. 연금 연기가 모두에게 이로운 것은 아니다. 수령 시기를 늦추면 많이 받는 대신 수령 기간이 줄어드는 만큼 최종 연금액이 감소할 수 있어서다. 연금 연기는 연금 없이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재정적 여유가 있고, 기대여명이 긴 사람에게 유리하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