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 정책 등 관망중인 듯
'메시지 낼 때 아니다' 판단 전략적 행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의회격인 최고인민회의에 불참, 시정연설을 하지 않았다. 대미(對美)·대남(對南) 등 대외 메시지를 발신하기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한 전략적 행보로 보인다.

2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2차 회의는 지난 22∼23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2019년 이래로 최고인민회의에 5차례 참석해 시정연설을 해왔지만, 이번 12차 회의엔 불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하며 김 위원장과의 대화 의지를 보였지만, 아직까진 미국의 대북(對北) 정책 윤곽이 확실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의 혼란한 국내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굳이 대남 메시지를 발신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선 경제와 민생이 강조됐다. 리명국 재정상은 “올해 국가 예산은 지난해에 비해 103.8% 해당한 자금을 지출하게 된다”며 이 중 경제 부문에 44.1%, 국방 부문에 15.7%를 쏟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새해 첫 최고인민회의에서 지난 한 해 예산을 결산하고 새해 예산을 확정한다.

아울러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회의에서 중앙재판소와 중앙검찰소 명칭을 최고재판소, 최고검찰소로 변경하는 헌법 개정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