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공능력평가 2위인 현대건설이 지난해 최악의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건설 업계에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지난해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았던 데다 공사비 급등에 따른 이익창출력 둔화로 다른 주요 건설사 역시 예년보다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1조220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영업이익 7854억 원)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현대건설이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23년 만이다. 현대건설은 고환율과 원자재값 상승 기조 지속으로 인한 공사비 상승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설 연휴 전후로 실적 발표를 앞둔 다른 건설사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달 초 대우건설과 GS건설, DL이앤씨 등이 지난해 연간 결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워낙 경기가 좋지 않아서 발주 물량이 예전만큼 많이 나오지 않는다”며 “여기에 최근 공사비가 너무 많이 올라서 잘못 수주했다가는 손실로 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