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총협 양오봉·이해우 회장

“2026학년 정원조정 늦어지면
교수 충원·시설 확충 등 불가

증원 백지화땐 대학들 재정난
정원 50명 미만 미니대학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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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가 있는 전국 대학 총장들로 구성된 ‘의대 선진화를 위한 총장 협의회’(의총협) 회장들이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 논의가 늦어질수록 대학 일선에서는 교수, 시설 등 계획을 세우는 데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대입 일정까지 고려하면 의정 합의가 반드시 2월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의정 협상은 존중하지만 기존 의대 정원(3058명) 이하로 가면 이미 투자한 대학들은 어려움이 상당할 것”이라며 대학과도 최종적으로 협의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국립대와 사립대 측 공동회장 체제인 의총협에서 국립대 목소리를 대표하고 있는 양오봉 회장(전북대 총장)은 23일 전화인터뷰에서 “2026학년도 정원 논의는 의정 합의에 맡기자는 입장이지만, 2월까지는 논의가 끝나야 된다”며 “입시는 대국민 약속인데, 2월 정원이 확정돼야 3월 교육부 제출, 4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심사 등을 거쳐 5월 각 대학이 입시요강을 공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립대를 대표하는 이해우 회장(동아대 총장)도 “2026학년도 정원이 미확정이다 보니 교수 충원, 강의실 확보 등 계획을 세우는 데 상당히 혼란이 있다”며 “의정 논의를 서둘러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총협에는 비수도권 32개 대학에 서울 지역 5개 대학 등 총 37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의대 정원을 두고 ‘제로 베이스 협의’ 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큰 폭의 감원은 대학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을 내비쳤다. 최근 의료계는 증원 백지화를 포함해 기존 정원 3058명보다 더 감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양 회장은 대교협 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학들은 (1500여 명이 증원된 2025학년도) 정원에 맞춰 시설 투자나 교수 확보 등 모든 준비를 다 했는데도 옛날 정원 이하로 간다고 하면 대학들의 어려움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회장은 “의정 협의가 시작된 후 본격적인 논의 단계에선 대학도 의견을 내야 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론 대학과 협의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회장도 “2026학년도 정원이 기존 정원 이하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증원분이 줄어도 현재 전국 40개 의대 중 정원 50명 미만인 곳이 17곳이라는 점 등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입장에선 의대생 복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는 데 두 회장은 뜻을 같이했다. 이 회장은 “서울대의대 본과생들의 복귀 시그널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상당수 대학에 2년 연속 휴학 시 학교로부터 승인받아야 한다는 학칙이 있어 학생들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양 회장은 “학생들이 올해도 돌아오지 않을 경우 지난해처럼 휴학을 받아주는 등 다 허용해주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의대생의 수업 미복귀 기간이 길어지며 학내 갈등이 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인지현·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