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최상목에 법원난동 ‘6시간 늑장보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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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절차 따라 보고” 밝혔지만
警내부 “정치권 눈치보며 안일”

‘서울서부지법 난동사태’ 당시 경찰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사태 발생 6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사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절차에 따라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에 보고했다”는 입장이지만, 35년 만의 법원 집단난동이 벌어졌는데도 경찰이 최 권한대행 측에 즉각 보고하지 않은 것은 지나치게 소극적인 대응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하에서 정부의 보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 권한대행이 경찰로부터 사태 관련 연락을 받은 것은 지난 19일 오전 9시 50분쯤이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전화로 구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오전 3시 20분쯤 서부지법 앞 시위대 일부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자 법원 내부로 난입해 경찰을 폭행하고 청사 내부를 훼손했다. 사태는 오전 5시쯤 마무리됐다. 경찰은 사태 발생 6시간 30분, 사태 종료 4시간 뒤에야 최 권한대행에게 보고한 것이다.

경찰은 “정상 보고 체계를 지켰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긴급 치안상황 발생 시 국정상황실과 국무총리실에 실시간 보고를 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국정상황실엔 절차에 따라 사태 종료 전에 상황을 통보했다”며 “최 권한대행이 대통령과 국무총리 권한대행을 모두 하고 있어 총리실에는 따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후 상황실 내부에서의 전파 및 보고 여부는 그쪽 사정”이라며 “최 권한대행 측에 직보해야 하는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조상명 국정상황실장은 관련 보고를 사태가 끝난 뒤에야 받았고, 이에 담당자를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치안 위기상황 발생 시 기재부 실무진 쪽에 직보를 하도록 개선 조치했다”고 밝혔다. 한 경찰 관계자는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를 고려해 사안이 중요하고 긴급한 사안은 최 권한대행 측에 직접 전달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과 조지호 경찰청장이 구속되자 지휘부가 정치권 눈치를 보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최 권한대행이 경찰 인사권을 행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업무 보고 체계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율·김규태·조언 기자 joyul@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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