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승배 체육부장

지난 1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남자프로농구(KBL) 올스타전 ‘3점 슛 콘테스트’. 유일한 신인 참가자인 고양 소노의 정성조(25)가 허웅(부산 KCC), 김선형(서울 SK), 허훈(수원 KT) 등 쟁쟁한 선배들과 슛 대결을 펼쳤다. 4명이 나가는 결선 진출엔 실패했지만 14명 중 공동 5위. 그는 프로농구 사상 첫 비선수(학교 농구부에서 선수생활을 하지 않은 선수) 출신으로, 3 대 3 동호인 농구 무대에서 뛰었다. 그는 지난 15일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16득점으로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앞서 지난 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프로당구협회(PBA) 드림투어(2부) 6차전 결승전에서는 윤순재(47)가 우승을 차지했다. 주변의 권유로 챌린지투어(3부)로 프로당구 무대에 본격 데뷔한 그의 4년 만의 첫 우승이었다. 그는 에어컨 설비기사와 당구 선수를 겸업하고 있다. 25년간 에어컨 설비기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연습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지만 하루 2시간씩 동네 당구장에 갔고, 일을 하면서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당구를 놓지 않으려 애썼다고 한다. 그의 시선은 1부 투어를 향하고 있다.

지난해 1000만 명 관객을 동원한 프로야구에서는 MVP 김도영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독립구단 출신 한화 내야수 황영묵의 활약도 주목받았다. 프로구단 지명을 받지 못하고, 대학 중퇴 후 독립리그 구단에서 뛰었던 그는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를 거쳐 프로구단 유니폼을 입었다. 대수비, 대주자로만 활용되다 주전선수 부상으로 지난해 4월 처음 기용된 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3할대 타율과 100안타 이상을 기록하며 신인 타자 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쳐 KBO 신인왕 투표 2위를 기록했다.

세계 축구의 중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노팅엄 돌풍이 심상치 않다. 지난 시즌 17위로 가까스로 강등 위기를 모면했고 올 시즌 개막 전 베팅 사이트에서 우승확률 0.1%라고 평가받은 팀이다. 뛰어난 공격수가 없어 수비 위주의 역습 축구를 구사한다. EPL 20개 구단 중 연봉이 14위로, 맨체스터시티(5위)의 3분의 1 연봉도 안되지만 2위 아스널에 이어 승점 차 없는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노팅엄은 지난 2016년 5000분의 1 확률의 우승 전망을 비웃듯 기적처럼 EPL 우승을 일군 레스터시티에 이어 또 한 번의 ‘동화’ 같은 반란을 꿈꾼다. 지난 11일 38세 생일 자축골을 터뜨린 동화의 주인공 제이미 바디는 아직도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리빙 레전드’다. 공장 노동자로 일하며 8부리그에서 출발한 그는 EPL 득점왕, 올해의 선수, 국가대표를 거쳤다.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우승을 한 LA 다저스는 ‘만화 야구’를 펼치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영입해 우승하더니 정초부터 일본인 괴물투수 사사키 로키, 오타니의 천적으로 불렸던 좌완 불펜 태너 스콧 등 좋은 선수를 싹쓸이하며 새로운 ‘악의 제국(Evil Empire)’을 건설했다. ‘머니 톡스(Money Talks)’의 프로 스포츠 생리를 이해해야 하지만, 올해는 ‘흙수저’ 선수들의 유쾌한 반란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이미지 크게보기 방승배 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