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중대형 공실률 35% 달해
600대 기업 경기실사지수 87.0
35개월 연속 부진해 최장 기록

부산=이승륜 기자 lsr231106@munhwa.com, 이용권·장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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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설 연휴를 앞두고 일부 지역 대표 상권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뛰어넘는 경기 침체 국면으로 빠져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다른 대표 상권들도 소비 위축에 임대료 상승까지 맞물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실률이 빠른 속도로 커지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의 임대 동향 공실률에 따르면 대구 동성로 중심·중대형 상가의 지난해 3분기(7∼9월) 공실률은 19.82%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2020년 4분기(10∼12월) 18.12%보다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광주 전남대 인근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35.1%,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19.7%에 달했다. 광주의 또 다른 핵심 상권인 동구 금남로·충장로의 공실률 역시 중대형 상가와 소규모 상가가 각각 25%, 15.2%에 달했다. 대구 동성로의 한 의류매장 상인은 “차라리 코로나19 팬데믹 때가 나았다”면서 “임대료조차 내기 힘든 상황이어서 폐업을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아직 지난해 4분기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가 있었던 만큼 공실률이 더 커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유태 부경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역 상권 쇠락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4분기에 더 커졌을 것이고 연초에도 갈수록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87.0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인 것을 의미하는데, 2022년 4월 이후 35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아 역대 최장기록을 경신했다.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환율 급등으로 원자재 구매 비용과 물류비 등은 크게 뛰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도 분석된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환율 상승 시 국내경제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1300원 대보다 높은 수준으로 환율이 오르면 수출 업종은 오히려 악영향을 받게 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