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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6개 기업 추가로 퇴출
국내 기업도 자진 상폐 늘 듯

일본 도쿄거래소에서 지난해 상장 폐지된 기업이 2013년 이후 최다인 94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정부가 2022년 증시 상장·유지 제도를 개편한 영향인데 우리나라 역시 이와 유사한 현상이 재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 폐지된 상장사(프라임·스탠더드·그로스)는 모두 94곳으로, 전년(61곳) 대비 54.1%(33곳) 증가했다. 지난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된 기업 수는 신규 상장하는 기업 수(2024년 93곳)보다 1곳 더 많아 지난해 상장한 전체 기업 수도 3842곳으로 전년 대비 1곳이 감소했다.

도쿄증권거래소가 2013년 오사카증권거래소와 통합한 이후 상장기업 수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월 17일까지 16개 기업이 도쿄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2월 20일까지 상장을 예고한 기업 수는 3곳에 불과하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지난달 일본 증시에서 상장 폐지가 증가하는 것과 관련, “(2022년 거래소 개편 이후) 경영 자유도를 높이기 위해 자진해서 증시에서 철수하거나 다른 회사나 투자 펀드에 인수된 회사가 많다”며 “도쿄거래소는 상장 기준을 엄격히 하고 기업 측에 주가를 의식해 경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처럼 이번 증시 제도 개편 작업을 통해 자진 상장 폐지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기업 잠재 성장성을 담는 시가총액을 우선 판단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주가 가치 제고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증시 부양 정책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호응하는 취지에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3개 시장이 승강 구조로 돼 있어 요건 미충족 시 하위 시장으로 옮길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해 투자자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