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내 ‘독주’ 경계 목소리

임종석 “스스로 돌아볼때” 직격
우원식·김경수, 尹 체포날 만찬
김부겸 “지지율 하락, 실망감 탓”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고 조기 대통령선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재명 일극 체제’ ‘강경 일변도 독주’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점차 커지고 있다. 이 대표를 제외한 다른 주자들의 움직임도 가시화하면서 민주당이 12·3 비상계엄 사태 수습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 경선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이제는 민주당,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때”라며 “따뜻함을 잃어버리고 대화와 타협을 가볍게 여기고 이재명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과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가”라고 직격했다. 그는 “일상이 돼버린 적대와 싸움의 정치는 안타깝다”고도 했다. 임 전 의원은 “우리 안에 원칙을 소홀히 하고 자신의 위치를 먼저 탐하고 태도와 언어에 부주의한 사람들이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고 행세를 하는 게 참 불편하다”고 비판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언급하며 “저들의 모습에서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을 찾는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극단적 증오와 타도,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일방주의, 독선과 오만, 우리는 그와 정반대로 가야 한다”며 “저들과 달라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를 제외한 다른 야권 대선 주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 전 지사가 윤 대통령이 체포된 15일 만찬을 한 것이 이날 알려지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됐다. 두 사람은 “20대 국회에서 당의 원내대표를 지낸 우 의장이 김 전 지사 등 당시 원내부대표단과 부부 동반 저녁 식사를 했을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만찬 자리에서 “우리도 ‘성심당’처럼 튀김소보로도 팥빵도 같이 팔자”는 발언을 한 조응천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너무 하나로만 가는 행태를 꼬집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날 사단법인 한반도평화경제포럼이 주최한 ‘하얼빈’ 상영회에 참석한 뒤 여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지른 데 대해 “탄핵 이후 여유 있게 국정을 리드하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정혜·나윤석·이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