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방문조사 가능성
타진하기 위해 찾아간 것”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0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을 시도한 가운데 윤 대통령 측은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구속 수사 당시에도 수사기관의 강제구인 시도는 없었던 만큼 공수처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전직 대통령도 구치소 방문조사가 이뤄졌는데 현직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 시도는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증거인멸 우려 등을 고려해 어제 오후 3시쯤 (윤 대통령이 수용된) 서울구치소에 서신 수발신 금지 결정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21일 공수처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의 헌재 탄핵심판 출석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인치)을 재차 시도할 방침이다. 전날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 6명은 오후 3시쯤 윤 대통령조사를 위해 서울구치소에 방문한 뒤 오후 9시까지 강제구인을 시도했지만, 결국 철수했다. 윤 대통령을 변호하는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왜 이렇게 무리수를 쓰는지 이해 불가’란 제목의 글을 통해 “구금된 현직 대통령을 공수처 검사, 수사관들이 찾아와 신변경호 보장도 없는 자기들 사무실로 강제로 데려가(구인) 조사하겠다고 6시간 이상이나 머물면서 시도했다”고 비판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소환조사가 원칙이지만 방문조사 가능성을 닫아둔 것은 아니다”라며 “공수처 검사·수사관이 직접 구치소에 방문한 것은 방문조사 가능성까지 타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수사기관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을 시도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앞서 기소된 전 대통령들 역시 방문조사를 받거나 조사에 불응했다. 2017년 3월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방문조사를 받았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역시 각각 안양교도소와 서울구치소에서 검찰 조사를 받았다. 2018년 3월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검찰이 서울동부구치소에 방문해 조사를 실시하려 했으나 이 전 대통령의 거부로 불발됐다.

이현웅·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