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9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도중 볼보이(왼쪽)가 폭염으로 의식을 잃자 팀 푸츠(독일)가 부축하고 있다. 유로스포츠 제공

연일 30도 넘는 무더위에
볼보이 쓰러져 병원 이송

테니스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총상금 9650만 호주달러)의 가장 큰 적은 무더위다.

호주는 지금 한여름이고, 특히 3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엔 혼합복식 도중 볼보이가 무더위 탓에 의식을 잃은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가 진행되고 있던 현지시간 오후 5시 30분 멜버른의 기온은 33.9도였다. 혼합복식 출전자 팀 푸츠(독일)는 경기 도중 볼보이에게 급히 다가갔다. 일부 관중이 선수들에게 “볼보이가 쓰러질 것 같다”고 소리쳤기 때문. 푸츠가 다가서자 볼보이는 의식을 잃고 푸츠의 품에 안겼다. 푸츠는 볼보이를 안전하게 눕히고,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에게 물과 타월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볼보이는 경기장에 대기하던 의료진으로부터 응급처치를 받은 뒤 의식을 찾았다. 볼보이는 휠체어를 타고 코트 밖으로 나와 병원으로 이송됐다. 호주테니스협회는 20일 “다행히 볼보이의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고 밝혔다.

호주오픈은 매년 폭염 탓에 홍역을 앓는다. 그래서 여자부와 주니어부는 2세트와 3세트 사이 10분간, 남자부는 3세트를 마친 뒤 10분간 휴식타임을 추가한다. 물론 무더위를 달래기엔 역부족이다. 선수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남자단식에 출전한 가엘 몽피스(프랑스)는 “(호주오픈에선) 코트에서 죽을 것 같다”,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는 “정말 잔인한 더위”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준호 선임기자 jh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