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K9 자주포(오른쪽)와 K10 탄약운반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3월 약 4300억원 규모 계약 추진
K방산, 공산국가 첫 진출 눈앞

‘K-방산’의 사상 첫 공산주의 국가 진출이 가시화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한국과 베트남은 한국산 K9 자주포 베트남 수출을 위한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1분기인 3월 내에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물량은 K9 약 20문으로, 3억 달러(약 4300억 원) 수준이다. K9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차도 함께 수출돼 물량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양국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은 맞다”며 “외교 관계를 고려해 구체적으로 확인해주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수출이 성사될 경우 베트남으로 국산 무기를 수출하는 첫 사례가 된다. 베트남에는 과거 한국이 퇴역한 초계함을 무상으로 공여한 적이 있지만 무기를 판매한 사례는 없었다. 공산주의 국가에 대한 사상 첫 K-방산 수출이라는 의미도 있다. 우리 방산업계는 그동안 암묵적으로 공산주의 국가나 군부정권 등과는 거래를 자제했지만, 미·중 전략 경쟁이 격화하는 등 국제정치 지형이 변화하는 가운데 베트남 측이 적극적으로 K9을 검토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베트남은 최근 스프래틀리 군도(베트남명 쯔엉사 군도)를 놓고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였으나 구식 무기체계의 한계로 중국에 맞서기가 쉽지 않아 한국산 무기체계 도입을 추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의 무기체계와 호환이 가능한 한국산 무기를 도입한다면 이는 베트남이 ‘반중’ ‘탈중’ 노선으로 간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