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치료제·식욕억제제도 ‘펜타닐’ 처럼 투약내역 확인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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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 식약처, 의료용 마약류 관리 강화

‘공부 잘하는 약’ 메틸페니데이트
6월부터 취급전 환자내역 확인

펜타민·펜디메트라진·마진돌 등
12월부터 ‘식욕억제제’로 확대

위고비 다량처방땐 현장 점검
화장품 등 해외직구제품도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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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마약사범이 급증한 가운데 정부가 마약류 관리를 대폭 강화한다.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 불법유통과 화장품, 식품 등 해외직접구매 제품에 대한 감시 강도도 높인다.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마약사범은 2만7611명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마약사범 중 10·20대 비중이 약 35%에 달하고 재범도 되풀이되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마약류 수출입·제조사범이라고 할 수 있는 밀조사범, 밀수사범, 밀매사범, 밀경사범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2.3배 늘었다.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핀셋’ 점검…의료인 프로포폴 ‘셀프처방’ 금지 =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6월부터 의료인이 펜타닐을 처방하기 전에 환자 투약내역을 의무적으로 확인하는 ‘의료용 마약류 투약내역 확인제도’를 시행했는데 올해엔 확인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오는 6월부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 오는 12월부터 펜타민, 펜디메트라진, 암페프라몬, 마진돌 등 식욕억제제로 적용 범위가 확대된다. 메틸페니데이트는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져 오남용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식약처 ‘2023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환자는 전년 대비 26.7% 증가한 28만663명, 처방량은 7312만5000정으로 전년 대비 28.4% 늘었다. 특히 10세 미만·10대 처방 환자 모두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의료용 마약류 투약내역 확인제도는 마약류 처방단계에서 오남용을 원천 차단해 근절할 수 있도록 중독성·우려 성분에 대한 투약내역 자동 확인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6월 펜타닐에 적용한 이후 지난해 6월 14일부터 11월 13일까지 펜타닐 패치 처방량이 전년 동기 대비 13.6% 감소했다. 식약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빅데이터를 분석해 중복·과다 처방 의심 의료기관은 핀셋 점검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지난 7일부터 의료인이 프로포폴을 자신에게 투약하거나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식약처는 마약류 불법 판매 광고 게시글 적발 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없이 직접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차단 요청할 수 있도록 ‘마약류 관리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물병원에 대한 마약류 취급내역 보고의무 감시도 강화한다. 마약류 중독자 사회복귀 지원을 위한 ‘한걸음 프로젝트’도 개선한다. 오는 3월부터 마약류 예방교육·재활 전문 상담사 양성을 위한 인증제도를 본격 운영하고 7월부터 ‘함께한걸음센터’와 지역기관 연계를 통한 방문상담으로 지원 필요 대상을 선제적으로 발굴한다.

이미지 크게보기 오남용과 부작용 우려 탓에 병·의원이 다량 처방할 때 현장 점검 대상이 된 비만치료제 ‘위고비’. 뉴시스

◇비만치료제·문신용 염료 등 불법 해외직구 제품 검사 강화 = 식약처는 올해 상반기 중 의료기관별 비만치료제 공급량과 증감 추이 등을 분석해 다빈도 처방 병·의원을 중심으로 과대광고 등을 현장 점검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10월부터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부작용 집중 모니터링 대상으로 지정하고, 제약사와 ‘부작용 발생 신속 대응반’을 구성·운영하고 있다. 의료기관·온라인 등의 비만치료제 불법유통, 허위·과대광고도 집중 점검한다. 이외에도 온라인 불법 판매알선·광고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관세청과 협업해 해외직구를 통한 반입을 지속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해외직구 등 온라인 판매가 증가하는 화장품 등의 경우 기획점검·수거 검사를 집중 실시할 방침이다. 부적합 시 판매 사이트 차단·통관금지 조치 등을 내린다. 대상은 화장품이 지난해 110건에서 올해 1080건으로, 의약외품은 지난해 22건에서 올해 50건으로 확대됐다. 위해성이 확인된 화장품, 의약외품, 위생용품 등 해외직구 제품에 대한 국내 반입 차단 법적 근거도 마련할 방침이다.

약사법도 개정해 해외직구 의약품 국내 반입 차단 근거를 마련한다. 약사법 개정 주요 내용은 개인의 온라인 의약품 해외직구 금지, 국민 위해 방지를 위한 해외직구 의약품 국내 반입 차단 요청 등을 포함한다.

위생용품 관리법 개정에 따라 오는 6월부터 새롭게 위생용품에 포함된 문신용 염료에 대한 수입 기준도 강화한다. 중금속 외에도 미생물에 의한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내용물이 무균 상태인 것이 확인된 제품만 수입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했다. 지난 1월부터 숙취해소 표시·광고 식품은 인체적용 시험 등을 통해 과학적 자료를 갖춘 경우에만 표시·광고를 허용하는 ‘숙취해소 실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에도 ‘숙취해소’ 표현을 유지할 계획인 제품은 82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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